수산물 이야기
수산물 이야기
  • 수협중앙회
  • 승인 2016.06.2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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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와 수협을 비롯한 해양수산 관련 단체는 ‘어식백세(魚食百歲)’ 국민건강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수산물을 먹고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자’는 취지로 수산물 소비회복과 함께 장기적인 캠페인을 통해 수산물 소비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젝트다. 본지에서는 이에 발맞춰 ‘제철수산물 이야기’를 통해 우리 수산물의 맛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재첩 우유만큼 풍부한 칼슘

1m 깊이의 모래에서 겨울을 보낸 섬진강 재첩은 4월이면 모래 밖으로 ‘수줍게’ 모습을 드러낸다. 재첩의 제철은 봄이지만 채취는 연중 가능하다. 과거엔 한강 이남의 여러 강에서 볼 수 있던 조개였다. 요즘은 섬진강 등 일부 지역에서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다. 맑은 물에서 사는 재첩은 수질 오염에 취약하다. 국산이 귀해지자 최근엔 중국산이 다량 수입되고 있다.

조가비 모양을 보면 원산지를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조가비가 벗겨진 상태이거나 나이테가 투박하거나 각정이 튀어나와 있으면 중국산일 확률이 높다. 섬진강의 소문난 하동 재첩은 조가비가 연노랑 색이고 부드러운 각정, 나이테를 갖고 있다. 조가비 색깔이 노란 것은 민물산인 해남 재첩이기 쉽다.

영양적으론 고단백·고미네랄 식품이다. 단백질 함량은 100g당 12.5g으로 같은 무게의 두부 보다 많다. 메티오닌, 타우린 등 웰빙 효과가 큰 아미노산들이 풍부하다. 메티오닌, 타우린은 간 해복을 돕고 간 기능을 개선시킨다. ‘입추 전의 재첩은 간장약’이란 말은 이래서 나왔다. 전날 과음한 사람의 밥상에 올린 재첩국은 속풀이 국으로 그만이다.

칼슘, 철분도 풍부하다. 100g당 칼슘 함량은 181mg으로 ‘칼슘의 왕’이란 별명이 붙은 흰 우유 1컵의 칼슘양과 엇비슷하다. 칼슘과 인의 비율이 이상적인 1대1에 가깝다. 재첩의 칼슘이 몸에 잘 흡수되는 것은 이래서다. 젊은 여성의 빈혈 예방, 어린이의 성장 발달을 돕는 철분도 100g당 21mg이나 들어 있다.

재첩엔 등푸른 생선에 풍부한 성분인 DHA, EPA 등 오메가-3 지방산도 상당량 함유돼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은 혈관 건강은 물론 두뇌 발달도 도와준다. 콜레스테롤이 100g당 76mg 들어 있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재첩에 하유된 오메가-3 지방산, 타우린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혈과 건강에 이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타민 A, 비타민 C가 적게 들어 있는 것은 약점이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식품이 부추다. 재첩국 등에 부추가 단골인 이유는 이래서다.

전복 태아의 눈 밝히는 바다의 선물

복날 음식인 삼계탕에 전복을 넣으면 기름기가 줄어들어 맛이 담백해진다.

전복의 제출은 여름이다. 맛도 봄~초여름이 절정이다. ‘패류 라이벌’인 굴이 10월~이듬해 3월 사이에 가장 맛이 있고, 영양이 가장 풍부한 것과는 정반대다.

전복은 ‘패류의 황제’라고 불린다. 패류 중에서 가장 귀하고 값이 비싸 이런 별명이 붙었다. 조선 시대 궁중 요리에 두루 쓰였다. ‘탐라지’엔 “제주에서 왕실에 진상한 세 가지 공물은 전복, 감귤, 말”이란 기록이 전해진다. 고려 시대엔 서민도 즐겼던 조개다. 고려를 대표하는 공예품이 전복 껍데기를 이용한 나전칠기였다. 전복은 한자로 포 또는 복이라 한다.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전복을 복어라고 칭했다.

영양적으로 저열량·저지방·고단백 식품이다. 특히 말린 것엔 양질의 단백질이 100g당 56g이나 들어 있다. 전복에 든 타우린, 아르기닌, 메티오닌, 시스테인 등 ‘아미노산 4인방’은 전복을 웰빙 식품의 반열에 오르게 한 주역이다.

타우린이 100g당 약 1.8g 들어 있는데 패류 중 최고 수준이다. 전복을 찌고 말렸을 때 표면에 붙은 흰 가루 성분이 타우린이다. 말린 오징어나 문어 표면에 묻은 흰 가루도 같은 성분이다. 타우린은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간, 심장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눈 건강에도 필수적이다. 태아의 망막 형성, 유아기의 시력발달, 성인의 시력 회복을 돕는다. “임산부가 전복을 먹으면 시력이 뛰어난 아이를 낳는다”는 옛말은 이래서 나왔다. 전복의 옛 별명이 천리광(千里光)이며 일부 안약에 타우린이 들어가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한방에선 전복을 석결명이라 부른다. 결명자처럼 눈을 밝게 한다고 봐서다.

한국, 중국, 일본인에게 전복은 ‘없어서 또는 비싸서 못 먹는’식품이지만 서양인에겐 금기 식품이다. ‘껍데기가 한쪽밖에 없는 전복을 먹으면 사랑에 실패한다’는 속설 때문이다. 오히려 껍데기 자체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 단단해서 어지간한 충격엔 부서지지 않는 전복 껍데기는 탱크의 철갑 소재로도 이용된다.

마지막으로 전복과 찰떡궁합인 식품은 우유다. 우유엔 전복에 부족하기 쉬운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전복우유죽이 건강에 이로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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