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미세먼지 주범 아닌 효과적 ‘방어식품’
‘고등어’, 미세먼지 주범 아닌 효과적 ‘방어식품’
  • 수협중앙회
  • 승인 2016.06.02 17:34
  • 호수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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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규 수협 수산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고등어는 오래전부터 풍부한 영양성분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여 서민 밥상을 풍성하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등푸른 생선류의 대표주자인 고등어에 풍부한 DHA, EPA 등 오메가-3 지방산은 성장기 아이들의 지능 발달, 임신 중 어머니가 섭취할 경우 복중 태아에게 그대로 전달, 두뇌 및 신체의 정상적 성장 발육에 유효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환경부에서 사회적 고민거리인 미세먼지 사태와 관련 고등어 구이가 마치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 중 하나인 양 논란의 요리 조사결과를 발표하여 수산산업계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요는 이렇다. 가정에서 고등어를 구우면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심각한 수준으로 높아진다는 것이다. 고등어 구이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남녀노소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요리인 삼겹살 구이, 계란 프라이의 경우도 엄청난 미세먼지를 방출하는 것으로 밝혔다.

조사결과를 보면 환풍기 미가동 조건에서 고등어 구이는 2530㎍/m3, 삼겹살 구이는 1580㎍/m3, 계란 프라이는 1160㎍/m3, 볶음밥은 201㎍/m3의 미세먼지를 발생시켰고, 이것은 미세먼지 ‘나쁨’ 수준(81㎍/m3이상)을 기준으로 각각 31배, 19배, 14배, 2.5배나 높은 수치라고 했다.

물론 환풍기 가동 조건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미세먼지 발생량은 미가동 조건의 10% 수준으로 뚝 떨어졌고 조리 후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면 15분 내에 미세먼지 수준이 평소와 같은 수준으로 돌아왔다.

이상의 조사결과를 명확히 분석해보면 이번 환경부 조사 결과 발표에 몇 가지 모순점이 발견된다.

우선 각종 뉴스나 동영상에서 고등어 구이를 굽는게 아니고 기름을 붙고 튀기는 수준에 가깝게 다소 과장된 장면으로 보도가 되었다. 반면 삼겹살의 경우 기름없이 후라이팬에 구웠다. 차라리 모든 음식 재료를 같은 조리 조건상에서 실험하고 미세먼지 결과를 발표했더라면 그나마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다.

다음으로 요리 방법 중 튀김이나 구이 등의 조리법은 찜이나 볶음 등의 요리에 비해 필연적으로 많은 양의 미세먼지를 방출할 수밖에 없다. 이는 후라이팬 등에 두르는 기름 성분이 고열에 의해 미세하게 분해 및 급격히 분산되면서 실내 미세먼지 증가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결과 보도에서 구이류를 요리 방법상 성격이 좀 다른 볶음밥류와도 비교했으니 미세먼지 발생 결과에서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것은 처음부터 조사의 비교 대상이 잘못된 것으로 생각된다.

끝으로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해보자. 가정에서 조리할 때 어느 누가 집안의 창문을 꼭꼭 닫고 완전히 밀폐된 곳에서, 그리고 고등어를 튀김처럼 조리하겠는가.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이다.

연일 대기환경의 심각한 미세먼지로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시점에서 이번 요리 조사결과 발표 논란으로 고등어 생산 및 유통업계는 수산물 소비위축이라는 커다란 근심을 떠안게 되었다.

한편 반가운 연구결과 소식도 있다. 고등어에 풍부한 필수지방산 성분이 황사와 미세먼지로 발생할 수 있는 기도의 염증 증상을 완화시키고, 호흡 곤란을 개선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고등어, 삼겹살 등 각종 구이 및 튀김요리를 할 경우 가정의 환풍기 가동과 창문을 열어 15분 이상 환기시키면 미세먼지로 인한 실내공기 오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울러 최근 미세먼지로 각종 호흡기 질환자 발생이 많은 만큼 고등어 지방산이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다양한 요리로 맛있게 즐겨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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