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 여행] 완도군 생일도
[우리 바다 여행] 완도군 생일도
  • 김동우
  • 승인 2016.06.02 17:34
  • 호수 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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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운산은 투명산으로도 유명하다(완도군청 제공).


누군 파도를 만들어 내는 게 바다의 일이라고 했다. 고맙게도 여행자들은 큰 어려움 없이 바다가 하는 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간의 시름과 걱정을 떨쳐낼 수 있다. 겨울 바다는 여름바다와 달리 여유와 한적함을 선물한다. 거기다 푸른 바다에서 잡아 올린 각종 해산물은 어느 때보다 우리의 미각을 자극한다. 겨울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우리바다 여행지를 소개한다.

투명산 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섬

▲ 생일도의 상징 생일케익 조형물.
“여기 사람들은 매일 생일이여. 날 생(生), 날 일(日)자를 쓰니 그런 셈 아녀. 그래서 사람이 즐겁고, 순해. 저런 멋진 풍경 보고 있으면 머리 아픈 일도 금방 잊어먹는 다니까.”

완도여객선 터미널에서 한 시간 만에 닿은 생일도에 도착해 귀동냥한 섬 소개다. 이 섬의 본래 이름은 ‘산일도’ 또는 ‘산윤도’였는데, ‘주민들의 착한 마음 씀씀이가 갓 태어난 아이 같다’고 해 오래 전부터 생일도로 고쳐 불렀다고 한다.

465가구가 있는 생일도는 잘 알려지지 않은 남도의 작은 섬이다. 그러나 이섬에는 완도군에서 두 번째로 높은 백운산이 솟아 있다. 산꾼들 사이에선 예부터 다도해의 그림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는 섬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

또 생일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투명산’을 볼 수 있는 곳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속이 보이는 투명한 산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앞산에 가려진 뒷산 능선이 투시돼 보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산이 바로 백운산이다. 세 개의 산이 1.5㎞의 거리를 두고 겹쳐 있지만 비슷한 높이의 두 봉우리가 마치 한 개의 산처럼 앞산 속으로 능선의 윤곽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이 신비한 광경은 백운산에서 바닷길로 4km 가량 떨어진 금일읍 동백리 선착장 부근에서 볼 수 있다.   

생일도 백운산 트레킹은 용출리 해안갯돌밭에서 시작된다. 만약 약산도 당목 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섬 반대편에서 트레킹을 시작하게 된다.


▲ 서성리 마을엔 여기저기 예쁜 돌담길이 있다.
▲ 백운산 트레킹 코스는 다도해 조망이 일품이다.

용출갯돌해변은 검은 갯돌 등이 모래를 대신하고 있다. 뜨끈하게 달궈진 갯돌 위에서 다시마가 짭조름한 냄새를 풍기며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생일도 주변에선 전복, 미역, 김 양식이 활발하다. 섬 안엔 광어 양식장도 제법 된다. ‘샤아아~ 샤아아~’ 갯돌에 부서지는 파도 소리는 시원하다 못해 청량하다. 500m 길이에 넓이가 50m나 되는 갯돌 해변은 쉽게 만날 수 있는 게 아니다.

지근거리에 있는 금곡해수욕장도 볼만하다. 최근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처녀해수욕장으로 도로가 나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생일도의 진산인 백운산 서쪽에 위치한 이곳은 조개껍데기가 부서져 쌓인 곳으로 백사장을 거닐면 스폰지 위를 걷는 느낌이 들 정도로 포근하다고.

용출갯돌해변 앞으로 노송이 우거져 있는 숲과 용출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트레킹은 용출봉에 올라 백운동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선택해도 되고 곧바로 용출마을을 가로질러 임도를 타고 산에 올라도 된다.

▲ 백운산 학사암에서 꿀맛 같은 샘물을 맛볼 수 있다.
천천히 백운산을 향한다. 속도를 낼 수 있는 코스가 아니다. 몇 발자국 못가 자꾸만 다도해의 보석 같은 진경에 고개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고도를 오릴수록 생일도를 중심으로 펼쳐진 양식장과 심심할 것 같은 망망대해를 채우고 있는 아기자기한 섬들이 빠끔빠끔 모습을 드러낸다. 흐르는 땀을 몇 번 훔치다 보면 어느새 시원하게 조망이 터진다. 섬 주변으로 빙글 빙글 양식장이 돌아가고 이 모습이 흡사 설치미술품처럼 아름답다. 정상에서 하산은 학사암을 지나 서성리 방향으로 하는 게 정석이다. 하산길에선 평일도, 소랑도의 비경이 눈을 즐겁게 한다. 구불구불 어렵지 않은 길이 이어지고 발걸음은 서성선착장으로 향한다. 이곳에선 생일도의 상징 같은 케익 조형물이 여행자를 반겨준다.

한편 생일도는 해안경관을 감상하며 걷기 좋은 금머리갯길 등이 잘 조성돼 있고, 다양한 식생과 볼거리로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 대상지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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