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선권현망 어업인들의 안간힘
기선권현망 어업인들의 안간힘
  • 김상수
  • 승인 2010.04.01 11:12
  • 호수 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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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개월간 금어기 앞두고

▲ 자루그물을 양망하는 어업인들
사흘 남은 어기마감을 앞두고 경남바다에선 기선권현망 어업인들의 멸치잡이가 한창이다. 4월부터 6월까지는 금어기, 지난 아홉 달 동안의 바닷생활을 마감하는 승선 어업인들은 봄멸치가 그득 든 그물 양망에 온힘을 그러모은다.

각 선단마다 한 척의 어탐선과 망선(조업선) 두 척, 그리고 가공선이 두 척이 기선권현망의 ‘한통’ 곧 한 개의 선단. 이런 선단의 바다작업에만 서른 명 안팎의 숙달된 국내외 어업인들이 동승, 어기의 마지막 값진 땀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멸치가 어탐선에 탑재된 어탐기 화면에 들면 바로 투망, 그물 속으로 완전히 몰아넣는 예망을 거쳐 양망을 하게 된다. 어탐기에 나타난 수심은 90미터, 붉은색으로 나타나는 멸치 떼 등장에 어로장은 무선 투망지시를 내렸다.

망선 두 척에 실렸던 그물이 빠른 속도로 풀려나가면서 선속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물은 곧 자루그물과 오비기, 수비 순으로 바닷속에서 잠겨들면서 멸치 떼를 위협, 모기장처럼 코가 작은 자루그물 안으로 모이게 할 것이다.

승선어민들의 근력과 팀워크가 필요한 것은 이 자루그물을 올릴 때다. 어느 만큼은 자동화되어 있는게 요즘의 조업 모습이라지만, 온 신경을 집중시켜야 하고 근력이 따로 필요한 일은 여전히 많다. 자루그물은 끝으로 갈수록 넓어져 멸치 스스로는 잡힌 줄도 모르고 그 안에서 헤엄을 치다가 피시펌프에 의해 가공선으로 옮겨지는 것이다. 멸치선도를 조금이라도 좋은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고안된 방법이라 했다.

▲ 피쉬펌프를 통해 가공선으로 옮겨지는 생멸치
잠시 뒤, 망선 사이에 은빛비늘이 생생한 멸치 떼만 모인 자루그물이 등장하자 어탐선 선장부터 가공선 어민들에 이르기까지 목을 빼고 넘겨본다. 웬만한 어획량, 어탐선과 망선들은 가공선 주변에서 다시 멀어지고, 가공선 어민들은 이때부터 멸치와 한판 전쟁을 치른다.

손발이 척척 맞아야 하는 두 척의 망선에는 대부분 우리 어업인들만 승선하지만, 단순노동이라 할 가공선과 어장막에는 중국 선원들이 적
▲ 가공선에서의 자숙과정
지 않게 땀을 흘리고 있다는 게 기선권현망수협 장희래 상무의 설명 이다. 가공선, 어창 곁에 선 어업인은 생멸치를 삽으로 퍼 올리고, 대 기 중인 두 명의 자숙 어업인은 이를 ‘자숙책’에 잘 편 뒤에 적당량의 소금을 뿌려 자숙통의 끓는 물 속에 넣고 5~6분 정도 삶는다.

이런 동작들은 기계나 한 가지. 선내에 설치된 도르래를 이용해 자숙책을 옮기는 이들도 마찬가지, 자숙통의 훈김 못지않은 비지땀을 흘리며 가공선 공간마다 자숙책으로 채워놓고서야 담배 한 대를 빼문다.

지난 3월 19일, 미국 LA시장에 공급될 마른멸치 3차 선적분을 출하했다는 소식을 들은 승선 어업인들은 한결 힘이 난다 했다. 수출된 멸치는 소, 중, 대멸치 등 크기별 상품이 모두 포함됐다. 출하량은 총 5,697킬로그램이니 7,139만원 상당이다. 1월에 수출선을 탄 4,500킬로그램(3,712만원 어치)을 합치면 올해만 벌써 10톤의 마른멸치가 미국시장에 풀려나간 것이다.

진장춘 기선권현망수협 조합장은 ‘LA한인사회를 기점으로 기선권현망 멸치의 우수성을 인식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250만 명에 이르는 미주 전지역 교민사회로 확대시키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기선권현망 어업인들은 지난 가을 어기 때의 갑작스런 해파리 떼 습격으로 빚어진 조업부진을 털고 위판금액 1,000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2009년 12월31일 기준, 위판금액은 1,039억 원으로 집계되었고 이는 전년(2008년) 946억 원 보다 10%이상 증가한 금액. 위판고가 1,000억 원을 넘긴 것은 기선권현망수협 역사상 3번째라 했다.

▲ 두 척의 망선이 멸치가 든 그물을 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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