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노력한 만큼 보답한다는 확신갖고 조업
바다는 노력한 만큼 보답한다는 확신갖고 조업
  • 이상목
  • 승인 2010.04.01 11:08
  • 호수 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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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길씨_ 충남 보령 무창포 어촌계

▲ 2.3톤 천지호 이정길 선장과 부인 조경숙씨는 1년 365일 행복으로 만선을 이룬다.

봄 주꾸미·도다리, 가을 꽃게·대하가 친구
소형어선과 대형어선 조업경계 불분명 문제

충남 보령 무창포 앞바다에 2.3톤급 ‘천지호’라는 어선이 있다. 이정길(48)씨가 캡틴이다. 특별한 어업기술이 있거나 이렇다할 상을 받은 적도 없지만 무창포 지역 어촌계에서는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인물이다. 항상 미소를 잃지 않고 1년 365일 행복으로 만선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정길 선장은 중장비를 만드는 회사를 다니다 IMF가 시작되면서 회사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민에 쌓일 때면 바라봤던 고향 바다. 어제보단 오늘, 오늘보단 내일이 더 좋아질 거란 희망은 행복이라는 현실로 다가온다고 믿는단다.

이 선장은 봄에는 주꾸미와 도다리, 가을에는 꽃게와 대하를 조업하는 평범한 어업인이다. 주꾸미 조업을 위한 소라방 10줄, 도다리와 꽃게용 자망 20줄, 2.3톤의 소형어선 천지호가 그가 가진 전재산.

이정길 선장은 새벽 5시에 기상해 6시 조업, 오후 3~4시경 위판이 끝나면 집에서 아내와 그물을 손질하면서 하루 일과를 마친다. 어렵운 생활의 반복이지만 항상 옆에서 힘이 돼주는 부인 조정숙(44)씨가 있어 힘이 된단다.

함께 비바람을 맞으며 어업을 한 지도 12년이 됐다는 이 선장은 “힘들지만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은 안사람에 대한 고마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이 선장도 지난 2007년 12월 태안기름유출사고로 인한 피해를 보고 있는 어업인. 사고 이후 어획량은 줄었지만 그만큼 가격이 올라 크게 힘들다는 생각은 않고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이 선장이 어획하는 수산물은 주꾸미, 도다리, 키조개와 잡어 등 다양한데 어종에 따라 무창포 등에서 위판을 하고 있다. 어획량이 많은 때는 하루 300만원이상 위판하기도 하나 그렇지 않은 경우 10만원도 채 위판을 못한단다.

이정길 선장은 그렇다고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또한 살면서 힘든 점은 아직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항상 긍정적 마인드를 갖고 있는 이 선장의 성격덕이다.

“소형어선과 대형어선의 조업경계가 명확하지 않아 소형어선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하는 이 선장의 바람은 그리 크지 않다.

이정길 선장은 “바다는 정직하며 커다란 욕심내지 않고 노력한 만큼 보답해 주는 게 바다”라면서 “노후화한 자신의 천지호를 수리하는 게 올 계획”이라고 작은 소망을 밝혔다.

이 선장의 희망대로 작든 크든 모든 어업인들이 바다에서 조업에 열심히 일하는 만큼 그 댓가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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