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나아질 거라는 희망갖는 어업인
봄이 되면 나아질 거라는 희망갖는 어업인
  • 이상목
  • 승인 2010.04.01 11:04
  • 호수 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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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용씨_ 강원 양양 기사문 어촌계

어획량 예년 40% 감소…빚만 늘어가 우려
정치망 어선도 구조조정 대상 포함되길 기대

“예전보다 어획량이 30~40% 줄었습니다. 어획량 변동이 심해 요즈음 전반적으로 어획이 부진해 걱정스럽습니다.”

봄철이지만 이상기온으로 연일 눈이 쏟아지고 있는 강원도 양양 기사문어촌에서 50년간 어업에 종사해오고 있는 이태용(65, 영광수산)씨가 밝힌 요즘 정치망 조업실정이다. 새벽 4시 기사문항에서 출항해 조업후 위판, 아침식사를 마친 후 다시 그물 손질과 교체작업을 마무리하는 일과를 되풀이 하고 있지만 통 재미가 없고 생계까지 걱정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기자가 찾은 지난달 25일에도 이같은 걱정이 태산이었다. 요즈음 송어와 아귀가 주로 잡히지만 이날은 숭어 30마리가 전부라는 대답이었다. 설상가상 경기가 좋지 않아 소비가 위축돼 있는데 따라 수산물 가격도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태용씨의 설명이다. 이 씨는 잡힌 어획물을 주로 양양수협에서 위판하고 소량으로 어획된 수산물은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횟집에서 직접 판매한다. 하지만 요즈음 마수도 못하는 날이 종종있다고 한숨을 쉰다.

이태용씨는 “인력이 부족해 원활하게 조업에 나설 수 없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정치망은 혼자서 조업할 수 없는데다 농어촌 고령화로 인력이 부족해 일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어려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상당하다는 것. 한달에 인건비만 1200만원이 들어간다는 이태용씨는 기름값 등을 따지면 2000만원이상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부터 올들어 1~3월까지 4개월동안 5000만원의 빚이 생겼다고 침울해 했다. 조업부진이 계속되는데다 어가는 오르지 않고 판매가 부진한 것이 이유다. 어업인들 급여도 제때 못주고 있는 실정. 이태용씨는 정부나 수협이 이같은 어업인들의 어려움을 이해해 뒷받침해 주길 희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어업구조조정 대상에 정치망 어선도 포함시켜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이태용씨는 지난 1974년부터 1985년까지 기사문어촌계장을 맡아 어업인을 위해 열심히 일해왔다. 특히 이 씨는 당시 어선 입출항이 불가능할 정도로 모래가 쌓인 어항을 모래를 정치망어선으로 이동시키는 고생끝에 어항기능을 회복시킨 열정으로 수협중앙회장상을 받은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단다. 

“항상 괜찮아 질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산다”는 이태용 씨는 “현재 힘이 들고 버리지도 못하고 빚만 없으면 조업을 포기하고 싶기도 하지만 따뜻한 봄이 되면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믿고 있다”고 웃음을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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