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문화마당_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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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협중앙회
  • 승인 2016.05.04 08:32
  • 호수 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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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편

책 속에 진리가 있다. 인류가 축적한 방대한 지식을 따라 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렌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책을 손에 잡기란 그리 녹록치 않다. 또 매일 같이 쏟아지는 신간들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일도 만만치 않다. 이에 본지는 수협 직원들의 자기계발과 문화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엄선된 다양한 책 등을 소개한다.


 

-저자 채사장    -출판사 한빛비즈

오늘도 당신은 수시로 사람들과 만난다. 담배 한 대를 피우는 막간의 시간이든, 점심을 먹는 조금 긴 시간이든, 상사와 외근을 나가야 하는 긴 차 안이든, 대화는 필요하다. 어떤 대화로 연명해왔는가? 쉽게는 어제 뭐 봤니 부터 시작해서 잘 나가는 연예인 이야기를 거쳐 상사 뒷담화로 이어지는 대화의 패턴이 반복되다 보면, 상대가 누구든 그 관계조차 시시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러다 가끔 색다른 상대에 의해 한 차원 높은 지식을 요하는 대화가 시작되면 금방 들통 나는 지식의 한계에 부끄러움마저 느낄 것이다.

현실의 필수적인 지식을 외면한 채, TV 오락과 연예 스캔들, 상사 뒷담화에만 열을 올리는 대화는 허무하다. 어느 날 문득 자신의 부족한 지식수준을 채우기 위해 인문학 공부를 시작해야겠다고 절감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지식의 세계는 망망대해 같다. 역사는 너무나 방대해 막막하고, 경제는 골 아프고, 정치는 화딱지부터 나고, 사회나 윤리는 지리멸렬하기만 하다. 그런데도 꼭 필요한 지식인 듯해서 쉽게 포기하지는 못하겠다. 대체 어디서부터 얼마만큼 알아야 하는 걸까? 지적 대화를 위한 지식인의 기초는 어디까지인가?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은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전 과정을 마치 하나의 천일야화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역사는 직선적 시간관에 의해 설명된다. 이 과정에서 원시시대부터 현대까지 기나긴 세계사가 쉽게 연결된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단박에 이해된다. 역사가 경제로 맞물리는 순간, 현재의 신자유주의가 필연적으로 귀결된 과정이 입체적으로 떠오른다. 공산주의에 대한 오해, 진보와 보수에 대한 잘못된 시각이 바로잡히고,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들이 단순하게 구조화된다.

책을 읽는 순간, 독자는 그토록 방대했던 지식의 분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손쉽게 이어지는 것을 체감하며 지적 쾌락에 몸을 떨 것이다. 책을 덮는 순간, 독자는 이 시대의 힘 있는 지식인으로 거듭날 것이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은 개별적 지식을 가르치지 않는다. 세계가 어떻게 신자유주의 시대가 되었는지, 정부의 경제정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진보와 보수가 무엇인지, 사회문제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통시적으로 알려준다. 이 거칠고 거대한 흐름을 꿰다보면 세계사는 물론 경제 원리, 정치 이슈, 사회문제들이 한 방에 명쾌히 이해된다. 그 과정에서 두 번의 세계대전이나 경제 대공황, 갑론을박하는 정치적 이슈 등 개별적 사건들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찾으며 의미를 갖는다.

지금 이 세계에 대해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지식인은, 가짜다. 현실에서 필요한 지적 대화에서 비껴난 채로 산다면 개인의 삶은 결코 풍요로워지지 않는다. 넓고 얕은 지식, 그러나 세상을 움직이는 기초적인 지식을 알아야 진짜 지식인이다. 현실에 대해 당당한 지적 목소리를 내는 진짜 지식인만이 경쟁력을 얻고 힘을 가질 수 있다.

인류는 역사가 시작된 이래 왕이라는 존재의 지배를 받아왔다. 하지만 인간이 인간을 지배한다는 것이 문제시되지는 않았다. 평등이라는 개념을 갖지 못한 채 인류는 존재해온 것이다. 그러다가 그것이 문제라는 것, 따라서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행동으로 표출되었는데, 이것이 프랑스 대혁명이다. 프랑스 대혁명을 계기로, 지배를 받지 않는 자유인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대량 등장했다. 왕이 있는 세계에서 자유인이란 왕 혼자일 뿐이었다. 하지만 왕을 몰아낸 프랑스 대혁명은 지배받지 않는 사람들을 만들어냈다. 부르주아는 더 이상 지배받지 않는 자유인이 되었다.

책 속으로
A는 단두대로 걸음을 옮겼다. A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자 민중들은 환호하기 시작했다. 따가운 햇살과 환호 소리로 A는 정신이 없었다. 신으로부터 권한을 받았다고 사람들에게 말하기는 했으나, 기도하지 않은 지는 오래됐고 신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많지 않았다. 사실 성직자들을 보호해주면서 알게 된 그들의 권력욕은 마음으로나마 교회를 불신하게 만들었다. B는 환호하는 군중들 속에 섞여 있었다. 저 멀리 A의 머리가 단두대에 걸리는 것이 보였다. B의 마음은 복잡했다. 사교계에서 많은 학자와 친분을 쌓고 그들을 경제적으로 후원해주기도 했지만, B는 그들의 무신론적인 말들이 어쩐지 찜찜했다. 어쩐지 무신론자들과 어울리는 것만으로도 죄를 짓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저 멀리 신과 가장 가까울 것 같은 A가 단두대에 목을 내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곧 높이 오른 단두대의 칼이 쏜살같이 밑으로 떨어졌다. 사람들의 함성 소리가 높아졌다. B는 충격적인 광경에 자신도 모르게 군중들과 함께 소리를 질렀다. 왕이 죽는 순간인 동시에 신이 죽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중세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중세 봉건제사회 : 계급은 더욱 세분화되었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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