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1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1
  • 수협중앙회
  • 승인 2016.03.31 21:00
  • 호수 3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협중앙회는 수산업의 중요성과 함께 수산관련 지식과 정보를 널리 알리는데 노력해 왔다. 이에 2011년부터 ‘수산지식나눔시리즈’를 발간해 오고 있다. 최근 수산경제연구원이 난호어명고의 어명고 부분를 완역해 발간했다. 이 책은 자산어보, 우해이어보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어보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난해한 문장을 현대어로 알기 쉽게 변역하기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완역본에는 원문에 대한 설명과 어류의 생태학적, 논리적 오류를 규명하기 위해서 평설이란 제목으로 해설을 달았다. 또 평설에서는 표제어가 된 어류가 현재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 지 등을 설명했다. 어명이 밝혀지지 않았던 어종도 기존자료와 중국, 일본 자료와 대조해 가능한 우리 어명을 확인하려 했다. 본지는 완역된 난호어명고를 연재해 우리 수산물의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조긔’매년 4월 먼 바다에서
비단결처럼 찾아와

석수어(石首魚)

원문

몸이 납작하고 비늘이 잘다. 등마루가 엷은 검은색이며 몸 전체가 누른빛 도는 흰색인데 윤기가 난다. 머리에 흰 돌 2개가 있는데 옥처럼 반짝인다. 영포록에서는 석두어라고 했고, 절강지에서는 강어라고 했으며 임해이물지에서는 “작은 것은 추수이고, 그 다음가는 것은 춘수이다”라고 했는데 모두 같은 것의 이름이다.

전여성의 유람지에 이르기를 “매년 4월에 먼 바다로부터 오는데 비단을 몇 리에 걸쳐 편 것과 같으며 그 소리가 우레와 같다. 바다사람들이 죽편으로 물 밑바닥을 더듬다가 그 소리를 들으면 바로 그물을 내려 물의 흐름을 가로질러 잡는다. 민물을 끼얹으면 모두 비실비실 힘이 없다. 초수에 온 것이 좋고 이수나 삼수에 온 것은 물고기 크기도 점점 작아지고 맛도 떨어 진다”라고 했다. 그 오는 시기와 고기 잡는 방법을 말한 것이 모두 우리나라의 것과 부합한다.

동해에서는 나지 않고 오직 서해와 남해에서만 난다. 곡우 전후에 무리를 이루고 떼를 지어 남해에서 서쪽으로 빙 돌아 올라온다. 이 때문에 조기잡이는 호남 칠산에서 시작해 황해도 연평도 바다에서 왕성하며 관서의 덕도 앞 먼 바다에서 끝난다. 이곳을 지나면 중국 등래의 바다로 들어간다. 상인들의 무리가 구름처럼 모여들어 배를 사방에 실어 나르고, 소금에 절여 건어를 만들고 소금에 담가 젓갈을 만든다. 나라 안에 흘러넘치는데 귀천을 가리지 않고 모두 귀한 생선으로 여기니, 대개 바다고기 중에 가장 많고 가장 맛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평설

어명고에 석수어 ‘조긔’로 올라 있는 물고기는 오늘날의 조기다. 조기는 농어목 민어과 물고기인 참조기, 보구치, 수조기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이름이며 표제어 석수어는 참조기를 이르고 있다.

조기가 서해로 올라오는 과정은 어명고에서는 ‘초수에 온 것이 좋고, 2수나 3수에 온 것은 물고기 크기도 점점 작어지고 맛도 점점 떨어진다.’고 했지만 꼭 참조기의 이동만을 묘사한 것 같지 않다. 참조기와 더불어 황강달이, 부세 등이 비슷한 시기에 서해로 올라오면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어보에서 조기는 물속에서 우레 소리를 내며 죽편으로 소리를 듣는다고 했다. 참조기는 산란기에 소리를 내서 우는 습성이 있다. 우는 소리는 암수 모두 내며 어군탐지기가 보급되기 전에는 어부들은 구멍이 뚫린 대통으로 물속의 소리를 듣고 조기 어군을 파악했다.

조기를 비롯한 민어과 어류의 ‘머릿속에 있는 돌’은 이석이라는 것으로 ‘동물의 내이에 있는 골편’을 말한다.

이석에는 성장연륜이 나타나 이것으로 어류의 나이를 알 수 있다. 이석은 두석, 뇌석, 어수석이라고도 불리며 가루를 내서 중이염치료제로 쓰이고 요로결석에도 효과가 있다. 또 이석은 식료본초와 본초강목에 ‘흥분해 기절하는 증상을 치료한다’고 나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