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 여행]여수 사도
[우리 바다 여행]여수 사도
  • 김동우
  • 승인 2016.02.25 22:11
  • 호수 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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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사도, 1억년 전 공룡 흔적을 찾아

▲ 사도는 1억년 전 공룡들의 발자취를 찾아 볼 수 있는 섬이다.

누군 파도를 만들어 내는 게 바다의 일이라고 했다. 고맙게도 여행자들은 큰 어려움 없이 바다가 하는 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간의 시름과 걱정을 떨쳐낼 수 있다. 겨울 바다는 여름바다와 달리 여유와 한적함을 선물한다. 거기다 푸른 바다에서 잡아 올린 각종 해산물은 어느 때보다 우리의 미각을 자극한다. 겨울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우리바다 여행지를 소개한다.

▲ 멀리 시루섬 전경이 내려다 보인다.
여수 백야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서남쪽으로 향했다. 하화도, 상화도 등을 거친 뒤 조금 있자 사도에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사도는 바다 한가운데 모래로 쌓은 섬 같다해 모래사(沙)와 호수호(湖)자를 써서 ‘사호도’로 불렸다. 주변엔  간데섬(가운데섬, 중도), 시루섬(증도), 진대섬(장사도), 나끝, 연목, 추도 등 7개의 섬이 올망졸망 둘러 앉아있다. 이 중 사도와 추도에만 마을이 있다. 7개의 섬 중 추도와 장사도를 제외하고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특히 시루섬에는 거북이가 머리를 쳐들고 있는 형상의 ‘거북바위’가 있는데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이 바위를 보고 거북선을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또 이순신 장군이 이 바위에 앉아 작전회의를 했다는 이야기도 내려온다.

▲ 거북바위에는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전설이 전해진다.
▲ 사도 돌담길을 걷고 있으면 꼭 시간 여행을 하는 것만 같다.

거북바위 옆에는 사람 얼굴을 닮은 ‘얼굴바위’가 있는데 이 둘은 사도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석문을 지나 용궁으로 가는 길에 혹시라도 악귀가 범접할 것을 대비해 용왕이 친히 용궁장군과 거북을 보내 그 길을 지키게 했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사도에서 시루섬은 꼭 둘러봐야할 곳이다. 이 섬에 들어서면 마치 쥬라기공원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퇴적층과 기암괴석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독특한 지형과 함께 사도가 유명세를 타고 있는 건 다름 아님 ‘공룡’ 때문이다. 이곳 사도와 인근 5개 도서에서 중생대 백악기(약 1억 3500만년~약 6500만년 전)의 공룡발자국 화석이 다수 발견됐는데 조사결과 총 3546점의 발자국이 확인됐다. 이 중 사도에만 755개  발자국이 있다. 특히 추도에서 세계 최장 (84m) 공룡 발자국 보행렬이 발견되기도 했다.

각종 식물화석, 연체동물화석, 개형충 화석과 함께 연흔, 건열 등의 다양한 퇴적구조도 발달돼 학술적 보전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에 지난 2003년 천연기념물 제434호로 지정된 바 있다. 사도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해안가에 세워진 실물 크기 공룡 모형인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가만히 사도의 바닷길을 따라 걷고 있으면 마치 1억년 전의 신비 속으로 빠져드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밖에도 사도와 추도에선 큰 돌과 작은 돌을 맞물려 쌓은 독특한 형태의 옛 돌담길을 볼 수 있다. 이 돌담길은 지난 2007년 등록문화재 제367호로 지정됐다.

▲ 사도에 가면 다양한 공룡발자국을 볼 수 있다.
사도마을의 돌담은 ‘강담’이란 형식의 돌로 쌓은 구조로 돌의 형태가 평평한 것은 물론 둥근 것 까지 있으며 크기도 길이 10cm부터 큰 것은 30~50cm 정도 되는 것 까지 있다.

추도마을의 담장은 사도와 마찬가지로 ‘강담’구조로써 돌의 크기와 형태는 일정치 않으나 이 지역은 사도와 달리 평평한 돌로 쌓았다. 쌓은 방식도 고대시대의 성곽과 비슷한 형태를 갖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이런 예쁜 돌담길을 걷고 있으면 어느새 시간이 멈춰버린 느낌마저 든다.

여기다 사도는 정월 대보름이나 음력 2월에서 4월 사이에는 물이 가장 많이 빠져 추도까지도 바닷길이 열리는 독특한 환경을 갖고 있다. 한국판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또 하나의 장소인 셈이다.

한편 사도 안에는 여름 성수기가 아니라면 상점이나 음식점이 없다. 간단한 음료나 도시락을 꼭 준비하는 게 사도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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