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쑥 솟아오른 선돌이 매력 포인트
불쑥 솟아오른 선돌이 매력 포인트
  • 김상수
  • 승인 2010.03.23 20:51
  • 호수 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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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포 섭지코지

▲ 섭지코지의 명물은 단연 선돌이다. 바다를 향해 몽니부리듯 서있는 이 선돌에는 애틋한 전설이 깃들어있다.

등대와 선돌의 대비

성산포를 찾아온 요즘 여행객들의 필수코스 중 하나는 섭지코지다. ‘올인’이란 TV드라마와 여러 영화의 주무대로 등장한 이후에 찾는 발길이 부쩍 늘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우리 땅 밟기에 이력이 붙은 여행객들이나 사진작가들은 고성·신양 바닷가 언덕에 이 뛰어난 풍광이 숨어있다는 것을 알았고 쉬쉬하며 다녔다. 절경이란 소문이 나면, 본래 모습을 잃어 버리는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 인기드라마 올인의 주무대였던 올인하우스
다행히 섭지코지는 본래 모습대로 여전했다. 파도 센 바다를 향해 몽니부리듯 꿋꿋하게 서있는 선돌도 그렇고, 수석인 듯 뿌려진 갯바위들도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었다.

섭지코지를 위에서 보면, 바다를 향해 툭 불거진 자루처럼 생겼다던가. 입구를 끈으로 묶은 것처럼 목이 좁은 자루다.

본래는 섬이었고, 지형 상으로는 일출봉과 형제라는 설명. 물
▲ 섭지코지 부근에 있는 성산포수협 수산물직판장에서는 옥돔 등 특산물을 싼값에 구입할 수 있다.
론 섭지코지가 동생이다. 제주 말 잘 아는 이들은 이름만으로 도 생김새를 짐작할 수 있겠는데, 협지(狹地)라는 뜻의 ‘섭지’와 곶(串 바다 쪽으로 좁고 길게 뻗어 있는 육지의 한 부분)에 해당하는 제주 말 ‘코지’의 합성어인 까닭이다.

바다에 불쑥 솟아있는 선돌에는 그럴듯한 전설도 깃들여 있다. 그 옛날 이곳은 선녀들이 목욕을 하던 곳이었다던가. 어느 날, 용왕의 막내아들이 그런 선녀를 보게된다. 그때부터 가슴앓이를 하다가 부친인 용왕에게 선녀와 혼인하고 싶다고 간청하기에 이른다.

용왕은 100일 동안 기다리면 선녀와 혼인시켜줄 것이라 했으되, 100일째 되던 날 갑자기 파도가 높고 바람이 거세어짐에 선녀가 지상나들이를 포기한다. 용왕이 막내아들에게 이르기를 ‘네 정성이 부족하여 하늘이 뜻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구나’라 했고, 좌절감을 이기지 못한 막내아들은 섭지코지에서 선 채로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다.

▲ (위에서부터) 1.나지막한 언덕위에 펼쳐진 유채밭에서 기념촬영중인 관광객들 2.해안 곳곳에 지천인 갯바위들은 수석을 연상케 한다 3.연중 100만명 이상이 찾아오는데 한류바람을 탄 외국인이 태반이다
이 봄, 성산포를 찾아온 연인들은 선돌에 얽힌 이 애절한 전설을 듣고는 맞잡은 손에 힘을 주기도 한다.

‘올인’에 등장했던 무대 그대로 보존 중인 세트에 들렀던 대부분 여행객들은 나지막한 언덕의 노란 유채꽃과 그 앞에 펼쳐진 옥빛 바다며, 성산 일출봉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다. 탁 트인 바다가 주 배경이니 어느 방향으로 카메라를 들이대던지 그림이 되기 때문이다.

연간 방문객 100만 명 중 한류바람을 타고 온 외국인 관광객이 태반. 이들이 빼놓지 않는 곳 역시 올인하우스. 영화나 드라마 한두 편을 찍고 난 뒤에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등 초라한 경영성적표를 기록하는 다른 지역과는 엄청난 차이다.

이름난 절경마다 영화나 드라마의 무대로 등장하는 한편, 지차체마다 이의 유치를 위해 애를 쓰는데, 드라마의 성공은 곧 관광활성화로 이어지는 까닭이요, 대표적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곳도 바로 이 섭지코지다.

한편, 연이어 관광객이 몰려들자 전망대와 해안 쉼터 조성 등 서귀포시에서 들이는 공도 많다.

▲ 허리가 휘도록 잡아낸 소라
제주의 해양생태계와 해양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해양과학관도 착공, 2012년 4월이면 어린이 해양체험관과 바다전시기획관. 해양생태수족관 해양공연장 등이 들어선단다.

섭지코지 관광을 끝낸 관광객들은 하산 길에 조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해녀들과 곧잘 마주친다. 성산포수협 고성신양어촌계 잠수회원들인데, 요즘은 주로 소라와 미역을 채취해 나온다.

이들은 지쳐 귀가하는 중에도 관광객들이 들이대는 카메라에 거부감을 나타내지 않고 자연스레 모델이 되어주기도 한다.

자신들이 채취한 해산물의 가장 큰 고객이니 손님 대접 차원에서 미소를 지어주는 것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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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2010-03-25 15:35:48
섭지코지 몇번 다녀왔는데 왜 저 선돌이 기억이 안날까요..ㅠ
어쨌든 너무 아름다워요~~
우리나라의 바다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