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문화마당 책소개]
[수협 문화마당 책소개]
  • 수협중앙회
  • 승인 2016.02.18 16:23
  • 호수 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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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바다에는 사람, 바람, 생명 등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바다 속에 우리가 미처 느끼지 못한 생명이 꽉 들어차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바다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다는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다. 푸른 바다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고, 바다 사람들을 이야기한 책을 모아 소개한다.

아주 특별한 바다 여행
우리나라 해양보호구역 답사기
   

 -저자 박희선  -출판사 자연과생태

보기만 해도 아름다운 우리 바다

해양생태계보호구역으로 지정된 4곳을 소개하고 있다. ‘서해의 사막’이라고 불리는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 하루에 두 번 고래 등 같은 모래톱(풀등)이 뜨고 지는 대이작도, 부산 앞바다에 떠 있는 새들의 섬 오륙도,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산호초가 사는 제주 서귀포시 문섬이다. 풍경만으로도 한없이 감동을 주는 바닷가 주변을 걷고, 모래 해변을 들여다보고, 유람선을 타고,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면서 우리 바다가 품고 있는 신비한 해안지형과 해양생태계에 관해 쉽게 설명해 준다.

살아있어 줘서 고마운 우리 갯벌

노랑부리백로와 저어새의 번식지가 있는 인천 옹진군 장봉도와 송도, 검은머리물떼새의 고향인 서천 유부도, 새만금 개발 이후 전라북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부안·고창갯벌, 그리고 간척의 땅에서 기적처럼 되살아난 진도갯벌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보여준다. 세계 5대 갯벌로 손꼽히는 우리나라 서해안은 들쭉날쭉한 리아스식 해안으로 이루어져 마을 사람들이 둑 하나만 세우면 되는 소규모 간척부터 군산시와 부안군 사이 바다를 통째로 메운 새만금사업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으로 간척의 유혹이 큰 곳이었다. 이제는 살아남은 것에 감사하고 훼손된 생태계를 되살려 바다의 아픔을 치유해야 나가야 할 때다.

감동과 이야기가 있는 체험여행지

아이들 손을 잡고 체험여행을 떠나기에 좋은 곳들을 묶었다. 우리나라 습지보호지역 제1호인 무안갯벌, 염전으로 더 유명한 슬로시티 증도, 대한민국 생태관광 1번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순천만, 그리고 겨울 꼬막의 대표적인 산지인 보성벌교 갯벌이다. 해양보호구역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도 손꼽히는 이들 지역은 바다 앞에 세워 놓은 ‘보호’ 표지가 결코 사람과 자연의 단절이 아닌 새로운 소통의 시작임을 알게 한다. 생태계 훼손을 막기 위해 절대 보호공간은 철저히 막아내고, 일정 공간은 개방해 여행자들에게 좀 더 재미있고 유익한 생태관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양생물 찾아보기

답사여행을 마치고 마지막 장에 배치한 제4장은 어쩌면 이 책을 집어든 독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요소일지 모른다. 해양생태계에 관한 관심은 어느 정도 열려 있는 정보를 접할 때 샘솟는다. 바닷가에서 예쁜 조개껍데기를 주워도, 모래밭을 기어 다니는 고둥을 봐도 이름을 알아내기 힘들면 금세 흥미를 잃고 만다. 이 장에서는 해양보호구역을 여행하며 만날 수 있는 갯벌생물, 혹은 너무 깊은 곳에 살아서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우리 바다에 살고 있는 신비한 바다생물에 관해 주제별로 모아서 설명하고 생생한 생태 사진과 함께 이름을 알려준다. 우리 바다에 사는 산호, 서남해안 갯벌에서 만날 수 있는 해조류, 갯바위와 조수웅덩이로 올라온 조간대 생물, 사는 곳도 생김새도 다양한 게, 해안에서 만날 수 있는 조개와 고둥, 소금물에 발 담그고 사는 염생식물, 바닷가에서 만날 수 있는 새 등 주제도 무척 흥미진진하다.

덧붙여, 작가가 머리말에서 밝혔듯 이 장에 담긴 사실 정보와 사진은 2006년 이래 한국의 자연생태계 소식을 다각적으로 기록해 왔던 월간 ‘자연과생태’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각 분야 연구자들이 내용 감수에 참여해 정보에 관한 신뢰성도 확보했다

책 속으로
수식어로 ‘대한민국’ 을 앞세우는 마케팅은 위험하다. 우리나라에서 최고, 1등, 혹은 대표 격이라는 뉘앙스를 온몸으로 풍기기 때문에 맛집 골목에서 흔히 보는 원조 간판들처럼 식상해서 외면당하기 쉽다. 그런데 생태여행 혹은 생태관광이 주류로 자리 잡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대한민국 생태도시’라는 자못 도발적인 슬로건을 앞세워 지역관광 사업에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는 곳이 있다. 바로 전라남도 순천시다.
순천 하면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순천만을 떠올린다. 여기에는 타고난 자연경관에 미학적 가치를 한층 부여해 누구나 가보고 싶고 카메라에 담고 싶은 낙원의 이미지로 가꾸어낸 예술 마케팅 전략이 큰 몫을 했다. 많은 작가들의 사진에서 보듯 갈대, 갯벌, 철새의 이미지가 순천만처럼 아름답고 디테일하게 각인된 곳은 없다.  - 순천만 여행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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