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연근해어업도 해외어장에 진출할 때다
이제는 연근해어업도 해외어장에 진출할 때다
  • 수협중앙회
  • 승인 2016.01.28 14:20
  • 호수 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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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태(사)한국수산어촌연구원장

2013~2014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공적개발원조사업(ODA) 조사 차 동티모르에 몇 차례 다녀왔다. 또 지난 연말연시에는 한국원양산업협회에서 추진하는 연안개도국 지원사업의 사전조사를 위해 아프리카 가나를 방문했다.

개도국에 몇 차례 다녀오면서 느낀 점은 이들 국가가 수산업을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이자 외화획득원이며 고용효과가 큰 매우 중요한 산업으로서 인식하고 있었으며 마치 1960~1970년대의 우리나라를 보는 듯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는 국익 차원에서 이들 국가에 우리 원양어선이 입어하는데 주력해 왔고 일부 유통·가공업이나 양식업도 진출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으며 연근해어업은 진출할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 앞으로 연안개도국의 수산업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해외어장 진출은 한계에 부딪칠 것이다.

연안개도국에서 원하는 부문은 양식업과 유통·가공 등이며 어선어업 중에서는 원양어업 보다 연근해어업을 선호하고 있다. 양식업은 수산자원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산물 생산이 가능하고, 유통·가공은 어획물의 부패방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원양어업은 요원하나 연근해어업은 현대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앞으로 양식업과 유통·가공부문에 대한 해외진출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으나 우리 입장에서 보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이 연근해어업의 해외어장 진출이라고 할 수 있다. 매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연근해어선을 감축하고 있으나 이것이 당장 생산증가로 직결되지는 않고 있다.

따라서 이들 연근해어선을 단순히 감축하기 보다는 해외어장에 진출, 생산에 참여시키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

다만 연근해어선은 자력으로 해외어장까지 항해하기가 어렵고 어선원 확보와 어선수리, 어구구입 등에도 문제가 있으며 어획 후 수산물의 처리나 생산한 수산물의 판매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은 해결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고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충분히 극복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 연근해어업이 해외어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현재 많은 개도국에서는 외국 수산기업들의 단순입어나 단독투자보다는 합작투자를 선호하고 있고 어선어업의 경우 단순입어나 단독투자를 아예 금지하는 국가도 있다. 따라서 합작투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우리 연근해어업 경영체 단독으로는 진출이 쉽지 않으므로 몇개 경영체가 별도의 법인체를 만들거나 수협중앙회나 업종별 수협 차원에서 진출하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다.

아울러 국립수산과학원 등 관련기관의 어장조사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2000년대 초 한·일 어업협정 체결 이후 우리 근해어선들의 동남아국가 진출을 추진한 바 있는데 어장조사를 어업자들이 담당하게 함으로써 실패한 적이 있어 이러한 전철을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일정 기간 과감한 자금지원이 필요한데 이 사업은 우리 연근해어업이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므로 정부에서는 어선감척에 준하는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 연근해어업은 자원감소 등 이미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고 정부가 할 수 있는 정책도 어선감척이나 선단축소 등을 통한 어선현대화 등이 고작이다.

따라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연근해어선들을 감척하는 대신 이들 어선이 해외어장에 진출해 거기서 생산한 수산물을 국내로 반입한다면 개도국의 수산업 발전에 기여함과 동시에 국가적으로도 큰 이익이 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다소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지금부터 우리 연근해어업의 해외어장 진출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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