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울림과 긴 여운
강한 울림과 긴 여운
  • 김병곤
  • 승인 2016.01.21 15:06
  • 호수 3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72년3월2일 첫 수협배지를 달고 항상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하지만 조직에서 누린 만큼, 후배들의 바람만큼 다 하지 못하고 가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고 미안하다. 대표이사로 취임당시 40년간의 수협생활을 반추한 끝에 도덕이 살아있는 맑은 수협, 서로 신뢰하는 밝은 수협, 개성이 경쟁력이 되는 강한 수협을 꿈꾸면서 제창했던 소통경영, 인재경영, 창조경영의 맥이 이어져 수협이 수협인의 자긍심이 살아있는 최고의 협동조합 기업으로 성장 발전했으면 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수협인들의 개성과 용기다. 개성이 없는 사람은 일관성이 없어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 할 수 없기 때문에 신뢰받을 수 없으므로 누구와도 소통할 수 없다. 창조경영은 크든 작든, 경제적이든 정신적이든 수협의 가치를 키울 수 있는 모든 활동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활동을 하는 조직원만이 수협의 인재다.

#1974년2월 피 끓는 청년기였던 스무 살에 수협에 입사해 42년이라는 긴 세월을 수협인으로 살아오다 막상 이렇게 떠나려니 온갖 감회로 가슴이 저민다.

수협은 어업인을 위해서 필요한 조직이다 그러나 더 절실한 것은 우리 임직원을 위해서다. 수협의 경영상황에 따라 여러분 몫의 과실의 크기도 달라지고 사회적 대우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주인의식을 갖고 문제점을 개선코자 하는 의지와 실천이 절실히 필요하다. 여러분의 능력을 믿는다. 진정한 능력은 수협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진실하고 뜨거운 사랑을 바탕으로 조직의 문제에 대하여 방관자가 되지 않고 자신의 직위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한다.

#1982년 27살의 어린 나이에 수협 조직에 몸담은 이래, 영업점 창구에서 고객에게 예탁금 권유를 하면서 지점장의 꿈을 꾼 적이 있었고 수협발전을 이룩하기 위해 나름의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이제 인생의 새로운 출발선 위에 서 있다. 수 십년간 수협에 몸담고 있으면서 혼자 보다는 조직생활에 익숙해져버린 제 자신을 이제는 다시 변화시킬 때가 온 거 같다. 지난 반세기를 살아온 수협이 변화와 혁신으로 거듭나 새로운 반세기를 향해 힘찬 항해를 계속해 가길 바란다. 이와 같은 마음으로 인생의 후반부를 새롭게 시작하려 한다. 그동안 소홀했던 부분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인생의 동반자인 아내와도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면서 더욱 멋진 삶을 그리고 있다.

20일 퇴임한 김영태 대표, 서기환, 김종수 상임이사의 퇴임사 일부다.

수협 지도경제대표이사와  상임이사 3명이 동반사퇴 했다. 그들의 퇴임은 수협에서 살아온 인생사와 역사가 함께한다. 그러기에 그들의 퇴임사는 언젠가는 조직을 떠나야 하는 후배들에게 강한 울림과 긴 여운으로 자리할 것이다. 인간은 유한하다. 한번은 떠나야한다. 산위에 오르면 반드시 내려가야 하는 것이 자연의 분명한 이치다. 하지만 조직은 영원해야 한다. 그래서 선배들은 앞에서 끌고 후배들은 뒤에서 밀어 주는 것이 조직원의 삶이다.

이들은 30, 40여년을 수협의 조직에서 보냈다. 그래서 회환은 누구보다도 클 것이다. 이제 임원들의 퇴임으로 새로운 집행부 구성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하마평도 무성하다. 수협은 이제 능력자의 발탁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인사는 늘 공정하고 치우침이 없어야 한다. 지역안배나 논공행상식 자리배분이 돼서는 안 된다. 경영자라면 누구나 최고의 역량이 있는 소위 일당백의 인재를 옆에 두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인재는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는 존재는 결코 아니다. 인재는 경영자가 발굴하고 육성해서 그 무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조직의 연계성도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 

중국의 고전 한비자(韓非子)에 “하군(下君)은 진기능(盡己能)하고 중군(中君) 은 진인력(盡人力)하며, 상군(上君)은 진인능(盡人能)한다”고 했다. 다시 말하면 삼류 경영자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하고, 이류 경영자는 타인의 힘을 이용하며, 일류 경영자는 타인의 능력을 이용한다고 했다. 최고 경영자가 아무리 유능하다해도 개인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인사가 곧 만사다. 유능한 인재 등용으로 수협이 사람이 희망인 조직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