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이야기]혹돔 & 쥐치
[수산물 이야기]혹돔 & 쥐치
  • 수협중앙회
  • 승인 2016.01.14 16:23
  • 호수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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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와 수협을 비롯한 해양수산 관련 단체는 ‘어식백세(魚食百歲)’ 국민건강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수산물을 먹고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자’는 취지로 수산물 소비회복과 함께 장기적인 캠페인을 통해 수산물 소비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젝트다. 본지에서는 이에 발맞춰 ‘제철수산물 이야기’를 통해 우리 수산물의 맛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혹돔 혹돔 비늘 한 장 보고 30리 간다

10kg 넘는 대형 혹돔 어부들에게 인기
자라면서 색 변해 관상어로도 인기


혹돔은 농어목 농래기과 혹돔속으로 분류되고 우리나라에선 남부해역과 제주도 근해 따뜻한 바다의 암초지대에 서식하는 물고기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작은 눈은 초록색을 띠며, 고릴라처럼 툭 튀어나온 주둥이, 드문드문 박힌 굵은 이빨, 이마에 불쑥 솟은 혹은 한마디로 생뚱맞은 모습이다.

그래선지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는 혹돔을 유어라 불렀고, 모양은 도미를 닮아 몸이 약간 길며 눈은 약간 작고 색은 자색으로 머리 뒤에 혹이 있어 큰 놈은 주먹만하다고 했다.

혹돔은 성어가 되면 앞이마가 혹 모양으로 튀어나온다. 성숙한 수컷일수록 이 혹이 뚜렷하고 아래턱도 부풀어 오르는데, 혹돔이란 이름도 여기서 연유된 듯하다.

혹돔의 혹은 정소 호르몬에 의해 부풀어 오른 것으로 속에는 지방이 들어 있다. 자산어보에는 ‘이 혹을 삶아서 기름을 만든다’고 기록돼 있다.

혹돔은 다 자라면 몸길이 1m, 몸무게가 15kg정도까지 나가는 대형 물고기다. 물속에서 사람을 만나도 도망가지 않고 오히려 사람과 같이 유영하며 먹이를 받아먹는 등 인간의 사육에 쉽게 적응하고 따르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혹돔의 어미는 전체적으로 암적색을 띠지만 어린 유어는 옆구리 중앙에 폭이 넓은 흰색 세로줄이 있고 세로줄 가장자리에는 흑색 띠가 있어 여느 물고기보다도 아름다운 모습이다.

다 자란 혹돔과 어린 혹돔의 형태와 색체가 너무 달라 종종 다른 종류로 오인하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자라면서 형태와 체색이 변하기 때문에 수족관에 기르면서 관상어로 즐기기에 적합한 어종이다.

먹이는 보통 소라, 전복, 새우, 게 등이며 튼튼한 이빨로 깨뜨려 쪼아 먹는다. 홀로 또는 짝을 이뤄 생활하며 이동이 거의 없이 같은 장소에 머무는 경우가 많으므로 한 마리를 낚으면 뒤따라 다른 한 마리도 노려 볼만 하다. 밤에는 암반에 숨어 휴식을 취한다.

우리말에 ‘혹돔 비늘 한 장 보고 30리를 간다’는 속담이 있다. 10kg이 넘는 대형 혹돔은 우악스런 뚝심만큼이나 어부들에겐 인기 있는 물고기로 겨울철 혹돔 회맛은 맛도 뛰어나거니와 푸짐해서 더욱 좋다. 그래서 어부들이 끝까지 쫓아가서 잡는다는 뜻이다.


쥐치 바다 속의 신사

껍질 손쉽게 벗겨져 요리하기 좋아
일본에서 회도 많이 즐겨
 

쥐치는 복어목 쥐치과의 물고기로 누른빛 또는 회갈색 바탕에 아갈색 반점들이 많이 있으며 비교적 따뜻한 물을 좋아해서 남방 해역이나 제주도 근해의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맑은 물에 서식한다.

수심 얕은 바다 속에서 등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꼬리지느러미를 좌우로 흔들며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이 평화스러운 수중 세계를 거느리고 있는 듯 보여 ‘바다 속의 신사’로도 불린다.

쥐치의 몸 색깔과 무늬는 그들의 흥분 상태나 경계심에 따라 변하고 그들 집단의 사회적 지위에 따라서도 변한다. 예를 들면 그들 사회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개체는 암갈색 무늬가 거의 없으며 상당히 우위에 있는 개체는 암갈색 무늬가 짙고, 흥분 상태에 있는 개체의 무늬가 가장 짙게 나타난다.

먹이를 먹을 때 보면 성질이 고약해 보이기도 하는데, 일단 먹이 터를 발견하면 1마리 당 직경 30cm 내외의 장소를 장악하고 다른 쥐치가 절대 들어오지 못하게 몸의 색깔을 진하게 해 싸워서 몰아낸다.

쥐치란 이름은 넓적하고 끝이 뾰족한 이빨이 마치 쥐의 이빨을 연상시키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영어권에서는 쥐치가 마치 줄이나 가죽처럼 꺼칠꺼칠한 껍질을 가졌다해 ‘파일 피쉬’ 또는 ‘레더 재킷’이라 부르고 있다.

쥐치는 껍질이 손쉽게 벗겨져 요리가 편하고 경골어류임에도 불구하고 뼈가 연해 뼈째로 썬 세꼬시 맛이 일품이다. 일본에서는 쥐치를 생선회로 많이 먹는다. 또 복어의 독성이 두려워 쉽게 못 먹는 미식가는 쥐치를 대용으로 즐기기도 한다. 특히 쥐치나 말쥐치의 간은 홍어의 간과 마찬가지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간식거리의 총아인 쥐포는 말머리처럼 재미있게 생긴 말쥐치의 머리와 내장 껍질을 제거한 뒤 포를 뜨고 이것을 조미해 말린 것이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쥐포는 술안주와 도시락 반찬은 물론이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즐긴 최고의 간식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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