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문화마당 책소개] 텅빈바다
[수협 문화마당 책소개] 텅빈바다
  • 수협중앙회
  • 승인 2016.01.14 16:23
  • 호수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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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바다에는 사람, 바람, 생명 등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바다 속에 우리가 미처 느끼지 못한 생명이 꽉 들어차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바다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다는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다. 푸른 바다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고, 바다 사람들을 이야기한 책을 모아 소개한다.

‘텅빈바다’남획으로 파괴된 해양생태계와 생선의 종말

 -저자 찰스 클로버  -역자 이민아

탐욕이 부른 바다의 황폐화를
다룬 논픽션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에게도 해양생태계와 바다식량은 아주 중요한 존재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는 바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몰랐다. 무엇보다 바다와 어업에 대한 정보를 소수 전문가만이 알고 있거나 그들이 쓰는 용어를 알아듣기 어려웠기에, 그저 별 생각 없이 마트에서 냉동생선 봉지와 참치캔을 골라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처럼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전문 영역을 다루면서도 바다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일, 그런 일들을 만들어내는 보이지 않는 힘,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안들을 쉽고도 박진감 넘치는 문체로 써 내려간 이 책은 해양논픽션 중에서도 걸작으로 꼽힐 만하다. 이 책으로 지은이는 ‘음식평론가조합(Guild of Food Writers)’에서 탐사보도 기자에게 수여하는 ‘데릭쿠퍼 상(Derek Cooper Award)’을 받았다.

남획 실태 자세히 폭넓게 다뤄

그동안 지구 온난화 같은 다른 환경의제에 비하면 해양생태계 문제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았다. 설사 다뤄졌다 해도 산업시설의 독성물질과 핵폐기물 무단방출에 따른 해양오염 문제는 어느 정도 부각된 반면, 남획과 해양생태계 문제가 함께 논의된 적은 거의 없다. 지은이는 전자보다는 후자, 즉 현대의 첨단기술로 무장한 기업형(공장형) 어업이야말로 해양생태계 파괴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 문제는 인류 최후의 자연식량으로 여겨지는 생선의 종말로 직결되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이제는 우리 모두가 이 문제를 직시해야 할 때라고 강력히 경고한다.

고발에서 다각적인 대안 제시까지

이 책이 수산물 남획의 실태를 고발하는 데에서만 그쳤다면 그 가치가 반감되었을 것이다. 지은이는 세계 곳곳에서 마주한 다양한 대안적 실험을 소개하며 그 성과와 한계까지 짚어낸다. 예를 들면, 공유지 관리의 혁명적 발상으로 평가되는 아이슬란드의 개인 소유권 제도(양도성개별할당제), 뉴질랜드의 해양보호구역 사례, 국제비영리기관인 해양관리협의회(MSC, Marine Stewardship Council)의 친환경 수산물 인증제도 등이 있다.

소비자 개개인의 실천방안 제시

지은이는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중요한 사실 하나를 다시금 일깨워준다. 곧 바다의 주인은 어부가 아닌 우리, 일반 시민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시민들 역시 바다에서 일어나는 사태를 제대로 알아야 할 의무가 있으며, 앞으로 변화를 일구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은이는 “멸종위기종을 먹다가 들키는 것이 진짜 모피 의류를 걸친 모습을 ‘캡처’당하는 일보다 더 부끄러운 순간이 될 날이 분명히 올 것이다”라고 말한다. 소비자들의 현명한 실천을 위해 지은이가 직접 작성한 〈생선 가이드〉를 부록으로 실었다.


책 속으로
안타깝게도 우리의 생선 사랑은 지속가능하지가 않다. 그 증거가 우리 눈앞에 있다. 우리는 산업 기술이 고래에게 한 짓을 지켜보았으며, 이제 고래 사냥은 전 세계에 걸쳐서 완전하지는 않지만 금지되고 있다. 나는 우리 사회가 첨단 기술, 통제되지 않는 시장의 힘, 의식의 부재가 바다에 서식하는 종들에게 어떤 일을 행하는 지에 대한 의식의 확산을 위한 또 하나의 중대한 분기점을 건너고 있다고 믿는다. 이 책은 어류 남획이 전 세계 해양생태계 전체를 종착역으로 몰아가고 있으며 이제는 상황을 바로잡아야 할 시기임을 주장한다. 나는 전 세계를 항해하면서 주요 어장들이 현재 겪는 문제점과 (그 다수가 문제점일 뿐만 아니라 쟁점이 되고 있지만), 가능한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누었던 대화를 기록하는 여행기 형식을 취할 것이다. 이 책은 생선을 좋아하는 우리의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해 바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밝힐 것이며, 생선의 진짜 가격은 메뉴판에 쓰여 있지 않음을 보여줄 것이다.          
- 지은이의 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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