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 여행]홍성 남당항
[우리 바다 여행]홍성 남당항
  • 김동우
  • 승인 2016.01.07 15:00
  • 호수 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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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 파도를 만들어 내는 게 바다의 일이라고 했다. 고맙게도 여행자들은 큰 어려움 없이 바다가 하는 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간의 시름과 걱정을 떨쳐낼 수 있다. 겨울 바다는 여름바다와 달리 여유와 한적함을 선물한다. 거기다 푸른 바다에서 잡아 올린 각종 해산물은 어느 때보다 우리의 미각을 자극한다. 겨울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우리바다 여행지를 소개한다.

제철 맞은 새조개로 행복한 미식여행

충남 홍성군 궁리포구를 지나면 속동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은 홍성의 새명소로 떠오르며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는 장소다. 전망대에 오르면 탁 트인 천수만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섬 바로 앞에는 ‘모섬’이라 불리는 작은 섬이 있는데, 2012년 사진 찍기 좋은 경관명소 조성을 통해 배모형의 포토존(천수만호)이 설치돼 마치 타이타닉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 겨울철 남당항에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수산물은 ‘새조개’다.

또 전망대 옆에는 푸른 해송림이 바다와 어우러져 있어 여행객들이 옹기종기 모여 바닷가 송림의 호젓함을 즐기는데 안성맞춤이다.

전망대 앞 갯벌은 체험장으로 유명해 바지락, 굴, 소라, 낙지 등을 직접 잡을 수 있다. 특히 이곳은 수려한 풍경 때문에 박보영이 주연한 영화 ‘피 끓는 청춘’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홍성에서 제일 유명한 남당항이 나온다. 작은 항구는 광활하게 펼쳐진 천수만과 어우러진 수산물의 보고로 대하, 우럭, 새조개, 꽃게, 새우 등 사시사철 싱싱한 수산물이 관광객들의 입맛을 유혹한다. 특히 가을에는 대하, 겨울에는 천수만 최고 별미 새조개가 미식가들을 불러 모은다.

▲ 미식여행을 한 뒤에는 남당항을 걸으며 우리바다의 풍경을 즐기면 된다.
육질이 쫄깃하고 단맛이 뛰어난 겨울철 별미 새조개는 조갯살이 새의 부리와 닮은 독특한 생김새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헤엄치는 모습이 새처럼 빠르다고 해 이름 붙여졌다고도 한다. 실제로 물을 뿜으며 이동하는데 한 번에 거의 1m정도를 난다.

겉은 피조개와 닮았고, 크기는 아이의 주먹만 한데 양식이 어려워 거의 대부분 자연산이다. 샤브샤브는 새조개를 먹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2인기준 1Kg이 적당하다. 오래 삶으면 질겨지기 때문에 10~15초 정도 끓는 물에 데쳐먹으면 탱탱하고 감칠맛 나는 새조개 식감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특히 천수만 새조개는 단백질, 철분, 타우린 등이 다량 함유돼 있고 맛과 향이 뛰어나 전국에서도 최고란 평가를 받고 있다. 새조개는 12월 초부터 잡히기 시작해 수온이 떨어지고 살이 통통하게 오르기 시작하는 1월~2월 사이가 가장 맛이 좋으며 3월 산란 이후에는 맛과 향이 떨어진다.

▲ 속동전망대에서 바라본 천수만 전경.
겨울철 남당항 인근을 찾는 관광객들은 새우젓 구입에도 열을 올린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활석암반토굴에서 숙성·보관하는 광천토굴새우젓은 자연건강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토굴에서 숙성된 새우젓은 단맛이 나고 살이 단단하며 젓국물이 희고 맑은 것이 특징이다.

이 새우젓이 겨울철에 더 인기를 끄는 이유는 활석암반 토굴 속에 1년여 동안 숙성·보관한 뒤 이듬해 시장에 내놓기 때문이다. 천연 자연발효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양념이 속살까지 배들어 독특한 맛이 나고 비타민, 미네랄 같은 영양소가 농축된 무공해 자연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이처럼 남당항에서 제철 수산물로 배를 채우고 천천히 인근을 산책하는 것만으로 겨울여행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잔잔한 은빛 수면으로 석양이 숨을 죽여 간다. 그 사이를 괭이갈매기가 저녁 찬거리를 찾아 이리저리 분주히 허공을 가른다. 서해의 석양은 언제 봐도 은은하다.

▲ 남당항에는 현대적 시설로 이뤄진 수산물타운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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