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면 봄은 멀지 않으리…”
“겨울이 오면 봄은 멀지 않으리…”
  • 이명수
  • 승인 2016.01.01 18:14
  • 호수 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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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기 장자(莊子)는 “하루를 헤아리면 모자라고 일년을 헤아리면 남음이 있다”라고 설파했다.

하루하루를 따져보면 얻는 것, 잃는 것이 있지만 득실에 집착하다보면 큰 일을 할 수 없고 그날그날 최선을 다하면 마지막엔 부족함이 없이 뜻한 바를 성취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루의 성과에 희비(喜悲)하지 않고 열정을 쏟으면 결국 대계(大計)를 이룰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2016년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떠올랐다. 이 땅에 있는 모든이들은 새로운 각오로 새해를 설계하면서 희망과 기대에 찬 한해를 소망할 것이다. 

수산계 역시 지난해보다 나은 새해이길 잔뜩 기대하고 있다. 어쩌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을 배수진(背水陣)을 친 심경일 것이다.

올 한해 수산업은 그 어느해 보다 어려운 환경에 처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중국과의 치열한 무역전쟁을 치르는 원년이 됐다. 중국어선 불법조업이 해소되지 않은 채 우리와 경합하는 어종의 국내 반입이 어렵지 않게 돼 국내시장 질서가 재편되는 시발점이기도 하다.

어촌과 수산 동력을 떨어뜨리는 고령화와 자원고갈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고 도시근로자 소득의 70% 수준밖에 되지 않은 어가소득은 좀처럼 올라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 원전, 메르스 등 돌발사태가 벌어지면 수산물 소비는 한방에 훅 날아가버리고 회복도 더디다.  

새해벽두 걱정부터 앞선 가운데 우리 수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수협의 새해는 벼랑 끝 각오가 요구되는 한해다.

지난해 노량진시장 복합리조트 사업 탈락, 수협법 개정 지연 등 수협의 변화와 미래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추진했던 일들이 이뤄지지 않았다. 

해를 넘긴 노량진개발과 수협법 개정을 통한 사업구조개편은 반드시 풀어내야 하는 한해다.

또 한·중 FTA 발효에 대응,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주도해야 한다. 어업인 피해를 선두에 서 막아내야 하고 수산물 수출확대를 위해 선봉에 서야 한다. 

지속 가능한 수산을 위해 자원보호·관리의 중심세력이 돼야 한다. 수산물 소비확대 차원에서 수산물 유통혁신을 이끌어 내야 한다. 

그 전제는 이름 빼곤 모두 바꾼다는 다짐과 실천이다. 개인의 일탈, 사리사욕을 우선해 배가 산으로 가는 조직 누수(漏水)도 막아야 한다.          

수산업 회생을 위한 돌파구 마련을 수협이 선도하지 않으면 수산의 미래가 없다는 소명의식이 요구된다.   

협동조합의 정체성과 자율성, 가치를 지켜내고 수익창출로 안정적 경영기반을 쌓는 ‘강한 수협, 돈되는 수산’을 본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 

암울한 수산현실이지만 새해 절망의 늪에만 허덕일 수 없다. 138만 수산산업인 모두 새해 한번 더 긍정의 힘을 믿어 보자.

영국 시인 퍼시 셸리는 시(詩) ‘서풍의 노래’에서 “If winter comes, can spring be far behind?(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다)”고 읊펐다.

지금은 힘들고 어렵지만 희망은 결코 멀리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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