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 걷기 좋은 길] 섬 속에 섬 우도
[우리 바다 걷기 좋은 길] 섬 속에 섬 우도
  • 김동우
  • 승인 2015.11.26 18:01
  • 호수 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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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돌담에 걸린 바람 따라 걷는 길

 

▲ 우도봉에 오르면 섬이 숨겨 놓은 절경에 감탄을 내뱉게 된다.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 답답했던 가슴이 트인다. 살랑대는 바람은 여름의 것과는 질감부터 다르다. 우리바다는 가을 제철 수산물로 입과 눈을 즐겁게 한다. 옆에선 해풍 맞은 벼들이 노랗게 익어가고, 고샅길 사이로 걷기 좋은 길이 이어진다. 걷기 좋은 우리바다 명소를 소개한다.

▲ 우도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의 모습.
파란 제주 바다 한가운데 솟아 있는 평화로운 섬 우도.

제주도 동쪽 끝, 성산포에서 북동쪽으로 약 3.8km 지점에 위치한 섬 속의 섬 우도는 그 모습이 마치 소가 누워 있거나 머리를 내민 모양과 같다고 해서 예부터 ‘소섬’이라 불려 왔다. 북제주군 구좌읍 종달리 바닷가에서 볼 때 소머리부터 꼬리까지 길게 이어져 있는 독특한 형상을 하고 있다는 것. 우도는 제주가 거느린 62개 섬 중 가장 큰 섬이다.

특히 신생대 제4기 홍적세(약200만년~1만년전)동안에 화산활동의 결과로 이뤄진 화산도로 조선조 숙종 23년 국유목장이 설치되면서 국마를 관리, 사육하기 위해 사람들의 왕래하기 시작됐다. 그러다 헌종 8년에 입도가 허가돼 김석린 진사 일행이 정착하면서 유인도가 됐다.

▲ 하고수동해변에선 제주도의 상징인 해녀상을 볼 수 있다.
최근 우도는 제주올레길로 더욱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우도 코스는 1년 내내 쪽빛 바다색을 만끽할 수 있는 길이다. 푸른 초원과 검은 돌담 그리고 등대가 가장 제주다운 풍경을 연출한다는 평이다. 전체적으로 큰 굴곡이 없지만 차와 스쿠터 등에 주의하며 걸어야 한다. 최근 우도에는 자전거 스쿠터 등을 빌려주는 곳이 많아졌다.

우도 올레길은 천진항→쇠물통언덕(0.9km)→홍조단괴해빈 해수욕장(2km)→하우목동항(3.2km)→망루 앞 삼거리(5.6km)→파평윤씨 공원(6.4km)→하고수동 해수욕장(7.3km)→검멀레 해수욕장 (12km)→우도봉(13.4km)→천진항(15.4km)으로 이어지는 원점회귀코스다. 길은 바다는 물론이고 제주도의 옛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돌담 올레와 호밀, 보리, 땅콩이 자라는 밭둑 올레를 즐길 수 있게 돼 있다. 이 코스는 우도의 거의 대부분의 풍경이 담겨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끌벅적한 선착장을 빠져나오면 길은 쇠물통언덕로 이어진다. 옛날 방목장의 소들이 목이 마르면 찾아와 물을 먹던 곳으로 호젓한 분위기는 제주도만의 매력을 물씬 풍긴다.

길은 해안선을 돌아 홍조단괴해빈 해수욕장으로 이어진다. 우도 서쪽 바닷가에 위치한 곳으로 홍조류가 바위 등에 몸을 붙이면서 살기 위해 만들어내는 하얀 분비물과 조가비로 만들어진 백사장은 하얗다 못해 푸른빛이 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진귀한 풍경이며 2004년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됐다.

멋들어진 해변을 감상하고 방향을 하우목동항으로 잡는다. 선선한 바닷바람이 뺨을 간질이며 지나간다. 우도의 바람에선 달콤함마저 느껴진다.

▲ 우도 올레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서 실파, 호밀, 땅콩 등이 자라는 모습을 볼 수있다.
▲ 땅콩은 우도의 특산물로 섬에서 땅콩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


마을 안길로 들어서면 호밀 밭이 눈길을 끈다. 위스키나 맥주의 원료가 되는 호밀이 우도 곳곳에서 재배되고 있다.  우도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주인공들이다. 또 우도의 특산품 중 하나는 땅콩인데 낮은 담 너머로 노란 땅콩이 햇빛에 몸을 말리는 정겨운 풍경도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다.

올레길은 하고수동 해수욕장과 비양도로 이어진다. 비양도는 우도 동북쪽에 붙어 있는 작은 섬으로 다리가 있어 걸어서 5분이면 건널 수 있다. 비양도 안쪽에 있는 망대에 올라 바라보는 풍경은 자연스레 탄성을 내뱉게 한다. 그리고 우도 올레길 하이라이트인 우도봉으로 향한다. 기존 우도봉 산책 코스는 언덕을 바로 올라 전망대로 연결되지만 올레 코스는 해수를 담수로 만드는 우도 저수지 옆길을 지나 우도봉으로 오르게 길을 냈다. 이 길은 꽃양귀비와 크림 손 클로버로 뒤덮인 아름다운 초원을 여행자에게 선사한다. 우도봉에 오르면 섬이 꽁꽁 숨겨 놓았던 진짜 비경이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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