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이야기]게&낙지
[수산물 이야기]게&낙지
  • 수협중앙회
  • 승인 2015.09.10 12:33
  • 호수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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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와 수협을 비롯한 해양수산 관련 단체는 ‘어식백세(魚食百歲)’ 국민건강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수산물을 먹고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자’는 취지로 수산물 소비회복과 함께 장기적인 캠페인을 통해 수산물 소비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젝트다. 본지에서는 이에 발맞춰 ‘제철수산물 이야기’를 통해 우리 수산물의 맛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누구나 좋아하는 바다의 맛

게는 종류가 다양하다. 한국인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대게, 꽃게, 참게다. 대게의 대는 한자로 큰 대가 아니다. 몸통에서 뻗어나간 8개의 다리가 대나무처럼 곧다해 붙여진 이름이다. 한자명은 죽해(竹蟹)다. 대게 하면 영덕대게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경북 영덕 연안에서도 대게가 잡히지만 주산지는 아니다. 일제강점기 때 교통이 발달한 영덕은 대게의 집결지였다. 대게가 영덕을 경유해 전국에 공급되면서 영덕대게란 명성을 얻었다. 대게는 경북 울진과 울산에서도 잡힌다. 대게로 판매되는 것은 모두 수컷이다. 수컷보다 크기가 훨씬 작은 암컷은 포획이 금지돼 있다.

대게는 바다 향을 머금은 뽀얀 살의 부드러운 감칠맛이 일품이다. 앙념 없이 그대로 삶기만 해도 대게 요리가 완성된다. 대게 껍질에 따뜻한 밥과 김, 참기름을 넣고 비벼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시중엔 국산, 북한산, 러시아산 대게가 주로 유통된다. 대게의 가격은 크기보다 살이 얼마나 차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다리나 배 쪽을 눌렀을 때 속이 비어있지 않고 단단하게 차있는 것이 상품이다. 대게가 다리를 활발하게 움직이면 살아있다는 증거다. 배 부분이 흰색을 띠는 것도 신선하다. 검게 변해 있으면 선도가 떨어진 것이다.

게는 갑각류 중 키틴이 가장 풍부한 것도 돋보인다. 게 껍데기에 많이 든 키틴은 동물성 식이섬유로 통한다. 노폐물과 유해물질에 달라붙어 체외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체내에서 지방의 축적을 억제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도 있어 건강기능식품, 다이어트식품의 원료로도 사용된다. 면역력을 강화하며 암을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체내에서 소화가 안 되는 키틴을 일부 소화되도록 화학구조를 바꾼 것이 키토산이다. 그래서 게 껍데기가 아닌 게살이나 게장을 먹으면서 키틴, 키토산의 건강 효과까지 기대해선 안 된다.

가을엔 참게가 제철이다. 참게는 맛이 고소하고 키틴이 풍부한 껍데기까지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집게다리 부근에 섬모가 많아 ‘털게’라고도 불린다. 참게는 가을에 바다로 이동해 산란한다.


낙지 갯벌 속의 인삼

‘봄 조개, 가을 낙지’란 말이 있다. 낙지 맛은 가을이 으뜸이란 뜻이다. 가을 낙지는 ‘꽃낙지’, 봄 낙지는 ‘묵은 낙지’가 된다. 묵은 낙지는 행동이 굼뜨고 맛이 떨어진다. 식은 죽 먹듯이 쉽다는 것을 뜻하는 ‘묵은 낙지 꿰듯’이란 관용어는 이래서 나왔다. ‘오뉴월 낙지는 개도 안 먹 는다’는 속담은 묵은 낙지의 맛을 대충 짐작하게 한다.

낙지의 제철인 가을에 낙지를 절대 먹지 않는 사람도 있다. 수능시험을 앞둔 수험생과 그 가족은 가을 낙지 섭취를 꺼린다. 낙지란 이름이 ‘낙제어’에서 유래해 낙지는 미역국과 함께 수험생의 금기 식품이다.

낙지 하면 먼저 떠올리는 동물은 소다. 장약전의 ‘자산어보’에 나오는 ‘말라빠져서 일어나지 못하는 소에게 낙지 서너 마리만 먹이면 거뜬히 일어난다’는 대목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민간에선 소가 새끼를 낳거나 여름에 더위 먹고 쓰러졌을 때 낙지 한 마리를 호박잎에 싸서 던져줬다.

낙지는 스태미나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낙지 한 마리가 인삼 한 근과 맞먹는다’는 옛말도 낙지가 기력을 높인다는 뜻이다. 병후 회복 중인 입원환자에게 낙지죽을 추천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낙지에 든 다양한 영양소 가운데 스태미나 성분으로 꼽을 만한 것은 열량과 단백질이다.

담백한 연포탕, 입이 얼얼한 낙지볶음, 시원한 낙지수제비, 낙삼탕, 갈낙탕, 낙지비빔밥, 낙지죽은 하나같이 입맛을 돋우는 음식이다.

일반인이 낙지를 먹을 때 가장 우려하는 성분은 콜레스테롤이다. 콜레스테롤이 많아 낙지, 오징어, 새우를 먹기가 꺼려진다는 사람이 있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연체류 식품들에 풍부한 타우린이 콜레스테롤을 분해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낙지 100g엔 타우린이 854mg이나 들어 있다. 타우린은 간 건강과 시력 회복을 돕고 스태미나 증진, 피로 해소에도 유익하다. 피로회복제로 판매 중인 드링크류에 타우린이 다량 함유된 것은 이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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