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 걷기 좋은 길 4선(1) 충남 태안 솔모랫길
우리 바다 걷기 좋은 길 4선(1) 충남 태안 솔모랫길
  • 김동우
  • 승인 2015.09.10 12:33
  • 호수 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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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불구불 돌아 올라가는 드르니항의 인도교는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은다.
천고마비의 계절이 돌아왔다.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 답답했던 가슴이 트인다. 살랑대는 바람은 여름의 것과는 질감부터 다르다. 우리바다는 가을 제철 수산물로 입과 눈을 즐겁게 한다. 옆에선 해풍 맞은 벼들이 노랗게 익어가고, 고샅길 사이로 걷기 좋은 길이 이어진다. 우리바다의 그림 같은 길 4곳을 소개한다.

바다로 이어진
솔내음 가득한
양탄자 같은 길

충남 태안 해변길 4코스 솔모랫길은 몽산포탐방지원센터에서 드르니항까지 13km에 이어져 있다. 보통 걸음으로 4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 길은 골솔림에 수북이 쌓인 솔잎의 푹신한 감촉과 향긋한 솔내음을 맡으며 가벼운 마음으로 편안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구간이다. 특히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염습지)에서 다양하고 특색 있는 해안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으며, 청포대 해변 끝자락에 별주부 전설로 유명한 자라바위와 몽산포해변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별주부 전망대가 있다. 또 즐겁게 걷다 보면 마주치게 되는 염전에서 소금이 만들어지는 신비한 과정을 볼 수 있다.

시작은 몽산포해수욕장, 울창하게 들어찬 해송 숲이 단박에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해송 너머로 끝도 없이 펼쳐지는 은모래 해변은 멍하니 풍경에 취하게 만든다.  잔잔한 해풍이 근심과 걱정을 가져갈 것만 같다.

해송 숲을 빠져 나오면 길은 달산포로 이어진다. 해변을 돌아 숲으로 이어지는 길은 촉촉하고 시원하다. 기세 좋은 햇살이 솔잎에 부서지며 은은하게 숲을 밝힌다. 자연스레 발걸음이 느려지고 숲의 향을 들이 마시게 된다.

길은 바다를 나와 푸른 들판으로 향하고, 별주부마을로 이어진다. 이 마을은 ‘별주부전’의 배경이 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마을 인근에선 별주부전에 등장했다는 자라 바위를 볼 수 있고, 별주부 전망대에서 서해의 푸른 바다를 감상할 수도 있다.

별주부마을을 지나치면 청포대 해변이 나온다. 주변에는 보기만 해도 마음이 설레는 캠핑장이 여럿이다. 캠핑카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여행객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여유가 느껴진다. 다시 길을 따라 걸으면 청포대로 이어지고 이곳에서 잠시 이마를 적신 땀을 식힌다. 여유가 있다면 청포대 근처 마검포로 빠져 좀 더 바다를 가까이 즐기는 것도 괜찮은 코스다.

▲ 길을 걷다보면 하얀 소금이 생산되는 염전을 구경할 수 있다.
▲ 달산포와 청포대 인근에는 잠시 쉬어가기 좋은 캠핑장이 있다 .

다시 솔모랫길에 오르면 길은 한서대학교 태안 비행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여행자를 이끈다. 뜨고 내리는 경비행기가 파란 하늘을 나는 모습은 어릴 적 꿈을 불러낸다.

비행장 인근에는 염전단지가 눈길을 끈다. 눈처럼 하얀 소금이 소담스럽게 쌓인 소금창고는 발걸음을 잡아 세우기 충분하다. 염전에 들어찬 해수가 바람에 찰랑이며 윤슬을 만들어 내는 장면은 드라마틱 하다. 태안의 천일염은 품질 좋기로 유명하다. 운이 좋다면 소금이 포대에 담겨 출하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 솔모랫길은 걷기 편한 길이 13km에 걸쳐 이어져 있다.
이제 솔모랫길은 하이라이트로 향한다. 곧게 뻗은 길을 나서면 작은 언덕을 넘어 드르니항으로 이어진다. 독특한 항구 이름은 ‘들르다’란 우리말에서 비롯된 것으로 일제강점기에 ‘신온항’으로 바뀌었다가 2003년에야 원래의 이름을 되찾았다.

특히 2009년 2월 ‘백사장항 해양관광자원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이곳과 백사장항 사이에 길이 240m, 너비 4m 규모의 인도교가 세워졌다. 이 다리는 드르니항의 상징으로 많은 여행자를 불러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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