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특집 '테마’가 있는 바다여행지 4선(4)
여름특집 '테마’가 있는 바다여행지 4선(4)
  • 김동우
  • 승인 2015.09.03 14:06
  • 호수 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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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서해 최북단을 가다

▲ 천연비행장은 백령도 사곳과 이탈리아 나폴리 등 세계에서 두곳 뿐이다.

1년 중 가장 설레는 순간이 찾아왔다. 소금기를 머금고 나풀대는 바닷바람은 그 자체로 휴식이고 여유다. 푸른 바다 이곳저곳에 희끗희끗 하얀 포말이 그림을 그린다. 넘실대는 파도를 바라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근심과 걱정이 스러진다. 휴가를 맞은 사람들에게 바다는 사람·자연·역사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조금만 귀 기울이면 우리바다의 진짜 속내를 엿볼 수 있다. 웃음이 나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진짜 살아 있는 이야기 말이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우리바다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 4곳을 엄선해 소개한다.


▲ 두무진은 서해의 해금강으로 불리는 비경으로 유명하다.

인천에서 직선거리로 190㎞. 배가 4시간 만에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닿는다. 따오기가 흰 날개를 펼쳐 날아가는 모습처럼 생겼다는 백령도는 우리나라에서 8번째로 큰 섬이다. 특히 곳곳에 천연기념물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또 백령도는 신호등이 없는 섬으로 알려져 있는데 잘 닦인 길을 막힘없이 가다보며 곰살맞은 섬 풍경이 눈길을 잡아 끈다. 예부터 백령도 가옥엔 대문이 없었다고 한다. 그만큼 이웃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 섬이지만 어업보다는 농업이 주인 특이한 섬이기도 하다.

먼저 향한 곳은 심청각.

백령도는 심청전의 무대가 된 섬이다. 심청각에서 북쪽 바다를 바라보면 공양미 300석 때문에 심청이가 바다에 몸을 던진 인당수가 보인다. 또 심청이가 환생했다는 연봉바위가 한눈에 들어온다. 심청이의 희생과 남북이 바다를 사이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은 잠시 여행자들을 수심에 잠기게 한다.

심청각을 나와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시야가 탁 트인 해변을 만난다. 천연기념물 391호로 지정돼 있는 ‘사곳 천연비행장’이다. 비행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자연비행장은 세계에서 이탈리아 나폴리 해안과 백령도 사곳 해변 두 곳밖에 없다고 한다. 실제로 6.25 전쟁 당시 미군 전투기 등이 이곳을 사용했다고. 백령도에서 콩돌해변도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다.

이 해변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데, 둥근 자갈에 부서지는 파도소리는 어느 곳에서도 들을 수 없는 자연의 소리로 여행을 즐겁게 해준다. 백색, 갈색, 회색, 적갈색, 청회색 등 형형색색 콩돌을 가지고 노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처럼 백령도 해안에는 규암으로 구성된 작은 자갈들이 넓은 지역에 걸쳐 발달해 있다.

▲ 심청각에 서면 심청이가 몸을 던진 인당수를 볼 수 있다.
▲ 백령도에는 천안함 위령탑이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서해의 해금강으로 불리는 두무진은 아름다운 풍경으로 여행자들을 불러 모은다. 가만히 두무진의 하이킹 코스를 따라 걷다보면 서해의 절경 앞에 입을 다물지 못하게 된다.

신선대, 형제바위, 장군 바위, 코끼리 바위 등이 푸른 바다와 어울려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것 같다. 장군들이 모여 회의하는 모습처럼 보인다고해서 이름 지어진 두무진을 좀 더 가까이 즐기려면 유람선에 오르면 된다. 또 이곳은 바다 건너 장산곶과 몽금포 해안이 가까워 실향민의 애환을 달랠 수 있는 장소다.
이밖에도 19세기 초 기독교 선교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중화동 교회, 감람암 현무암 분포지, 사자바위 등이 볼만하다.

한편 백령도의 숨은 속살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이틀로도 여유치가 않다. 볼거리가 다양하고 섬이 커 여유 있게 일정을 잡는 게 좋다.

또 교통편이 좋지 못해 차량을 렌트하거나 문화투어 등에 참여하는 게 백령도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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