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이야기]가리비&김
[수산물 이야기]가리비&김
  • 수협중앙회
  • 승인 2015.08.20 11:19
  • 호수 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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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와 수협을 비롯한 해양수산 관련 단체는 ‘어식백세(魚食百歲)’ 국민건강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수산물을 먹고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자’는 취지로 수산물 소비회복과 함께 장기적인 캠페인을 통해 수산물 소비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젝트다. 본지에서는 이에 발맞춰 ‘제철수산물 이야기’를 통해 우리 수산물의 맛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가리비 비너스가 질투한 미의 조개

유럽에선 가리비가 풍요와 미의 상징으로 그려진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에도 가리비가 등장한다. 미와 사랑의 여신 비너스가 자기보다 더 예쁜 가리비의 자태에 질투심을 느껴 가리비 위에 홀로 올라 탄생했다는 그리스 신화의 내용이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떠나는 성지 순례자들은 순례의 징표로 가리비를 허리춤에 착용하며 이 전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인은 가리비를 ‘양귀비의 혀’에 비유한다. 아름답고 맛이 기막히다는 뜻이다.

가리비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동해안에 사는 참가리비다. 조가리비가 원형에 가까운 부채 모양인 참가리비는 껍데기의 길이가 20cm에 달하는 대형 조개다. 서해안엔 한국 고유종인 비단가리비가 살고 있다. 껍데기 안까지 분홍빛과 갈색으로 물들어 있는 모습이 마치 비단으로 수를 놓은 듯해 비단가리비다.

비단가리비는 과거엔 흔한 조개였으나 요즘은 깊고 깨끗한 바다가 아니면 구경할 수 없을 정도로 귀해졌다. 평생 태어난 곳 주변에 머물러 살며 18~20도 전후에서 잘 자라는 온대성 조개로 산란기는 6월 중순부터 7월 하순이다. 비단가리비는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자라므로 양식을 해도 사료 값이 전혀 들지 않는다.  2년 6개월가량 되면 상품으로 출하 가능한 크기로 성장한다.

가리비는 껍데기를 강하게 닫을 때 분출되는 힘으로 점프를 한다. 한 번의 점프로 이동하는 거리가 1~2m에 달한다. 옛 사람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 가리비를 정력 증강에도 유익할 것으로 생각했다. 가리비는 껍데기를 여닫는 부위인 관자가 유난히 크다. 관자는 가리비에서 맛이 가장 좋은 부위로 쫄깃쫄깃한 식감 덕분에 미식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단 가리비 살 옆에 있는 녹색 부위는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패독과 중금속이 집중되는 부위이기 때문이다.


생각못한  단백질의 보고

김은 미역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해조류다. 채취 시기는 12월~이듬해 3월까이지만 조리와 저장기술의 발달로 요즘은 연중 즐긴다. 종류도 재래김, 돌김, 파래김, 감태김, 매생이김 등 다양하다. 김이 잘 자라는 시기는 겨울이다. 겨울 김은 채취된 뒤 바로 가공된다.

김은 의외로 고단백 식품이다. 마른 김엔 단백질이 100g 당 38.6g이나 들어 있다. ‘밭에서 나는 쇠고기’인 콩에 버금가는 단백질 덩어리인 셈이다. 각종 비타민이 넉넉하게 들어 있다는 것도 김의 매력이다. 우리 조상은 푸른 채소가 부족했던 겨울에 김을 비타민 공급원으로 이용했다. 면역력을 높여주고 눈 건강을 돕는 비타민 A도 풍부하다.

김 한 장의 비타민 A 함량은 달걀 두 개와 맞먹는다. 정월 대보름 절식인 복쌈은 취나물, 배추 잎, 굽지 않는 김에 밥을 싼 음식이다. 밥을 큼지막하게 싸 먹으면서 복이 덩굴째 들어올 것을 기원했다. 복쌈은 눈이 밝아지고 명을 길게 한다해 ‘명쌈’이라고도 부른다.

예로부터 김은 위에 이로운 해초로 통했다. ‘본초강목’엔 ‘청해태(김)는 위장의 기를 강하게 하며 위장이 아래로 처지는 것을 막는다’는 대목이 나온다. 김이 위 건강에 이로운 것은 비타민 U란 항궤양 물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비타민 U라고 하면 흔히 양배추를 떠올리지만 김의 비타민 U 함량은 양배추의 70배에 달한다.

식이섬유 함량이 높다는 것도 김의 장점이다. 식이섬유는 음식이 장에 머무는 시간을 단축시켜 유해물질, 노폐물을 바르게 몸 밖으로 내보내고 변비를 예방하며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춘다. 또 포만감을 빨리 느끼게 하고 당과 지방의 체내 흡수를 지연시켜 비만, 당뇨병 예방과 치료를 돕는다.

동의보감에선 김을 ‘감태’라 표현했다. 단 해초란 뜻이다. 이 책에는 ‘감태는 맛이 달면서 짜고 성질이 차다. 토사락관으로 토하고 설사하며 속이 답답한 것을 치료한다. 치질을 다스리고 기생충을 없앤다’고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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