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문화마당 책소개]
[수협 문화마당 책소개]
  • 수협중앙회
  • 승인 2015.08.13 12:45
  • 호수 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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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바다에는 사람, 바람, 생명 등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바다 속에 우리가 미처 느끼지 못한 생명이 꽉 들어차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바다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다는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다. 푸른 바다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고, 바다 사람들을 이야기한 책을 모아 소개한다.

해삼의 눈

▶‘함경도에서 시드니까지, 문명교류의 바닷길을 가다  
 -저자 쓰루미 요시유키  -옮김이 이경덕  -출판사 뿌리와이파리

이 책은 얕은 바닷속에서 평생 15미터밖에 움직이지 않는다는 해삼과 ‘바다 사람들’이 엮는 이색적인 아시아, 태평양 문명교류사다. 해삼은 아득히 먼 후기 구석기시대의 연해주와 함경도 해안에서 현대의 오스트레일리아에 이르는 수천 년의 역사, 수만 리의 바닷길을 종횡으로 넘나둘며, 인간의 삶과 역사를 새롭게 비추어준다.

평생을 아시아 탐구로 보낸 저명한 학자 쓰루미 요시유키가 처음 해삼에 눈길을 준 것은 싱가포르 항을 건설한 영국 동인도회사 행정관 래플스의 ‘비망록’한 구절에서였다. 그리고 20년에 걸친 해삼과의 만남이 시작됐다. 해삼문화는 채취, 가공, 조리의 3요소로 이뤄진다. 그런데 채취와 가공이 이루어지는 동남아시아, 남태평양 일대에서는 해삼을 날로 먹을 뿐 중국처럼 건해삼을 복원해 먹는 문화가 없다.

그렇다면 이들은 해삼의 가공기술을 어떻게 습득한 것일까?

책 속으로

해산물 가운데 해삼은 식품화율이 극히 낮은 편이다. 어류는 중량비로 따져서 식품화율이 평균 50퍼센트인데 해삼은 5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 해삼에 대한 기록이 적은 것도 무리는 아니다. 또 중국, 조선, 일본에서는 역사가 농경을 중심으로 기록돼 있기 때문에, 생선에 대한 기술은 매우 적다. 일본인은 생선을 많이 먹는 국민이라지만, 역시 쌀이 생선을 배척한 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에도 시대 중기에 막부가 표물, 쇼시키를 바터 교역 품목으로 하는 안을 내놓았을 때 그 대부분이 해산물이었던 까닭은 의도적으로 노동의 부담을 어민에게 지우려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쌀과 농민에게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한 것이다….

바다기담

▶‘바다가 들려주는 기묘한 이야기   
 -저자 김지원 -출판사 청아출판사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5000여 년을 이어온 장구한 역사와 전통만큼이나 바다와 관련된 민담과 설화가 많이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오랜 옛날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이들에게로, 또 그러한 이야기를 듣고 자란 아이들이 커서 그들의 후손들에게 들려주며 내려온 우리 민족의 이야기이다.

민담과 설화는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 웃음과 감동, 교훈, 그리고 선조의 지혜를 선사한다. 또한 바다를 매개로 한 지역에서 채록한 설화집인 ‘바다기담’은 지역의 문화에서 파생하는 지역공동체 문화와 정체성을 살피는 데 중요한 자료로도 그 의미가 크다.

‘바다기담’에는 다양한 군상의 이야기들이 나온다. 개벽 이전 섬의 탄생에서부터 바다를 지배하는 용왕님, 은혜 갚은 물고기, 바다를 호령한 영웅들, 어부와 해녀, 그리고 지명과 지역의 유래에 관한 이야기까지. 이들의 모습은 우리네 삶의 모습과 꼭 닮아 있다.

책 속으로

율곡 선생이 한창 아이들을 가르치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아이들 중에 유난히 영리한 아이가 하나 있었다. 그런데 이 아이가 삼 년이나 글을 배우러 다녔는데도 집을 알 수가 없었다. 호기심이 발동해 율곡이 아이의 행보를 가만히 관찰해 보니, 아이는 일주일쯤 열심히 글공부를 하고는 한밤중에 어디론가 나갔다가 새벽에 들어오곤 했다.

어느 날 율곡은 아이의 뒤를 살그머니 따라가 보았다. 아이는 집을 나가 십 리쯤 떨어진 큰 연못으로 가서는 물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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