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새로운 사업으로 새 길을 연다
수협, 새로운 사업으로 새 길을 연다
  • 김병곤
  • 승인 2015.08.13 12:45
  • 호수 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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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가 새로운 사업으로 새 길을 찾고 있다. 테마형 복합리조트 건설과 카페리 운영이 새 길의 핵심이다.

서울에 바다를 떠올릴 수 있는 테마형 복합리조트를 만들어 대한민국의 관광산업을 지방으로 분산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논리다. 또 세월호 사고 이후 끊긴 제주와 인천의 뱃길을 잇는 제주-인천 항로 연결도 추진하고 있다.

수협이 노량진수산시장 복합 리조트 사업에 뛰어 든 것은 서울에 1만 5000여평이나 되는 노른자위 땅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언론에서 집중 보도하고 있듯 노량진은 입지조건으로 최상이다. 외국 관광객 80%이상이 서울을 방문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항과 직통으로 연결되는 것은 물론 서울 도심까지 10분 내 도달이 가능해 교통접근성은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다. 여기다 경부선, 호남선, 지하철1호선, 지하철9호선 등 철도 간선망까지 연결돼 있어 기반 시설 확충 시 추가 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철도는 미구(未久)에 통일한국시대를 열게 되면 시베리아 횡단열차까지 연결이 가능하다. 또 수려한 한강의 풍경을 장애물 없이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인천-제주 카페리 노선에 참여하겠다는 것도 수협의 입장에선 충분한 경쟁력 있는 사업이다. 바다를 터전으로 삼고 있는 어업인들의 결집체가 수협이다. 이에 수익을 좇기보단 안정적이고 책임감 있는 운영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세월호 사고가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 여객선 운항을 맡은 게 원인이 됐다는 지적을 다시 곱씹어 봐야 한다. 자연스럽게 공공성을 띤 단체에서 선박 운항업에 진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을 수밖에 없다.

단언컨대 현 상황에서 수협만큼 이 같은 사업에 적격인 조직은 없다. 단순이 이익을 내기보단 모든 수익을 고유 목적사업인 어업인 복지와 교육지원에 쓰겠다는 청사진이 바로 수협의 정체성인 셈이다.

현재 수협은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물에 가라앉힌다’는 뜻의 ‘파부침주(破釜沈舟)’의 심정이다. 그래서 수협 임직원 모두는 살아오기를 기약하지 않고 결사적 각오로 뜻을 이루겠다는 굳은 결의를 다져야 한다. 이 고사성어는 진시황 말년 ‘항우’가 진나라와 싸울 때 나온 이야기다. 막강한 진나라와 싸우기에는 역부족임을 안 ‘항우’는 “우리가 타고 왔던 배를 모두 부숴 침몰시키라”고 병사들에게 명령했다. 항우의 병사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아홉 번의 전투 끝에 승리를 쟁취했다. ‘파부침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배수진을 치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행동인 것이다.

우리 수협은 그동안 어업인들을 위한 조직이란 명분 때문에 이런 사업 추진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 늘 정부의 간섭에서 협동조직의 자율성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리고 공적자금 투입이란 미명아래 한 지붕 세 가족으로 쪼개져 조직원간에 문화적 이질감마저 생겨났다. 더구나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체결한 이행각서에는 비굴감이 생길정도다. 하지만 여기에 비분강개하지도 못했다. 아직도 신용과 지도경제 사업부문 직원들은 사업부문간 이동조차 할 수 없다. 사업부문별 추진 사업에 직원들이 관심이 없는 건 어쩜 당연하다.

수협은 사업구조개편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동안 생각하지도 못한 리조트사업과 카페리 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이의 성공과 목표달성, 경쟁에서 승리를 위한 전사적 힘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애병필승(哀兵必勝)’의 정신이 필요하다. 이는 정의로움에 북받쳐 슬퍼하는 군대는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한다는 의미다. 조직원들 스스로가 처해있는 수협의 현실에 분개의 감정을 불러와 필사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 수협이 새로운 길을 가는데 필요한 ‘거룩한 분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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