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어업인 지속 가능한 수산업의 중심이다
여성어업인 지속 가능한 수산업의 중심이다
  • 수협중앙회
  • 승인 2015.07.23 18:01
  • 호수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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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경남발전연구원 초청연구위원

요즈음 어촌에는 수산업에 종사하는 여성어업인이 매우 많다.

바다에서 직접 해산물을 채취하기도 하지만 연안어업과 양식어업의 생산현장에서 작업을 하며 생산물의 판매와 어촌관광현장에서도 여성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직접 수산업을 경영하는 여성도 늘어나는 추세에 있어 가히 여성어업인 시대로 불릴 만 하다.

그 중에서도 영세한 소형연안어선의 작업현장을 보면 대부분의 조업에서 부인이 동승하는 부부조업을 하고 있다. 전통적인 주부의 역할에 더해 남편과 함께 승선, 바다 한가운데에서 조업을 하는 것이다. 어촌에서 동승해 함께 조업할 고용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이유도 있지만 수산자원이 감소하면서 어획이 예전만 크게 못 미쳐서 그나마 인건비 절감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남편의 입장에서는 궂은 일을 마다 하지 않고 살가운 부인의 조력을 받으며 조업하는 것이 맘이 편하고 남편의 입장을 헤아려 언제나 같이 조업할 수 있어 좋다고 한다.

부인들은 남편이 어장까지 항해를 하고 어구를 바다에 놓는 동안 어획에 수반되는 다양한 일들을 일사 분란하게 처리한다. 자망 어구를 펼치고 통발이나 연승의 미끼를 끼우며 어구에 잡힌 물고기를 분리해 담아서 판매할 수 있도록 정리하는 등 선상에서 이뤄지는 일들은 여성의 몫이 매우 많다. 여성이 바다에 나가서 부부가 함께 조업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연안어업은 조업이 매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부부조업을 하면서 부부가 서로를 잘 이해하고 건강을 챙기게 되며 위판 후 자금관리도 부인이 직접하는 경우가 많아서 어촌에서 여성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산업은 역사가 매우 오래되었지만 과거에는 여성의 역할이 갯벌에서 조개나 해조류를 채취하고 손질해 소규모 판매하는 과정에 머물렀다. 출어를 준비하는 소소한 과정에서 조차 여성을 제외하던 어촌사회에 1970년대가 되면서 변화의 물결이 찾아 들었다. 도시의 산업화가 이뤄지면서 노동인력이 인근공단으로 이동해 당장 조업에 나갈 수 있는 일손이 매우 부족하게 된 것이다.       
   
더구나 1980년대 이후 농어촌에서 도시로 이주하는 세대가 많아져서 인구가 극감하던 시기였으므로 출어에 앞서 고용인력을 구하기 매우 어려웠다. 이때부터 주부들이 고용인력을 대체해 승선하면서 부부공동조업이 이뤄지기 시작해 1990년대에는 대부분의 연안어업에서 부부가 함께 조업했으며 최근까지도 연안어업에서는 부부의 공동조업이 연안어업을 지속할 수 있는 기본적인 힘이 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여성어업인의 역할이 커지는 현실에 맞게 여성어업인 헌장을 채택하고 법령을 개정하는 등의 복지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어선어업에서 여성어업인의 승선조업에 대한 그간의 사례연구나 통계가 매우 미약해 여성어업인 활동현황의 파악이 쉽지 않다. 더구나 여성어업인의 승선과 조업은 어선과 어구의 대부분이 남성위주로 제작돼 운용에 어려움이 많다. 또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날씨에 대한 안전운항과 위급한 상황의 응급조치 등 사전에 숙지해야 할 사항들이 많아서 매우 세분화된 현황연구와 전문적인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오늘도 어촌의 주부들은 남편과 함께 항해를 하는 어로작업이 힘겹기도 하지만 바다에서 올리는 생활의 기반으로 당당한 여성의 삶을 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여성 어업인의 그동안 활동에 대한 사례를 연구하고 여성의 입장을 고려한 어선과 어구의 설계와 제작, 위험순간에 잘 대처할 수 있는 교육 등이 이뤄진다면 한층 부부조업에서 여성 어업인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안정적으로 조업할 수 있다.      

나아가 지속적인 수산업을 위한 수산자원관리와 관련된 지식, 잡은 물고기의 가공과 유통에 대한 최근의 정보가 교육프로그램에 포함된다면 어촌사회가 지속 가능한 수산업을 지향하는 계기가 돼 더욱 신나고 활력 넘치는 여성어업인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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