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과 뼈가 연하고 담백한 병어
산란을 앞둔 6월에 잡히는 병어는 영양이 많고 육질이 좋다. 이때 어획되는 병어는 살이 통통하게 올라 회로 먹으면 씹을수록 쫄깃하며, 달짝지근한 감칠맛이 우러난다. 여름철 어물전 단골손님으로 꼽히는 병어는 지방이 적고 비타민과 단백질이 많이 함유돼 담백하면서 고소한 맛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남녀노소 누구나 선호하는 서민의 대표 생선으로 대접받고 있다. 더구나 전남 신안, 영광 등 남도지방에서는 예로부터 병어찜을 제사상에 올릴 정도로 귀한 생선으로 여겼다. 병어는 흰살 생선으로 붉은살 생선에 비해 수분이 적어 국물 요리보다는 회나 구이, 찜, 조림 등에 적합하다.
조상들은 ‘국민 물고기’라 불리는 민어를 제사상에 반드시 올렸다. 제사상에 올리는 것은 말린 민어로 만든 찜으로 말린 민어는 민어굴비라 부른다.
농어목에 속하는 민어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흑갈색을 띠지만 배 쪽은 회백색이며 근해 수심 15~100m의 펄 바닥에 서식하며 7~9월 산란한다.
정문기 박사의 ‘어류박물지’에 따르면 전남 법성포에서는 30cm 내외의 것을 ‘홍치’, 완도에서는 부둥거리라 했으며 서울과 인천 상인들 사이에선 작은 것부터 보굴치→가리→어스래기→상민어→민어라 불렀다. 평안남도 한천 지방에서는 민어 새끼를 ‘민초’라고 불렀고, 전남 지방에선 민어의 특대를 ‘개우치’, 소금에 절여 말린 민어의 수컷을 ‘수치’라 불렀고, 암컷은 ‘암치’라 불렀다.
음식궁합 _ 남도의 별미 홍어+묵은지+돼지고기
가오리, 홍어, 상어는 모두 연골 어류로 뼈가 연골로 구성돼 있다. 다른 어류보다 이들은 몸 안에 질소화합 물질인 요소, 암모니아, 트리메틸아민 등을 많이 가지고 있다. 홍어와 상어에서 톡 쏘는 향이 나는 까닭은 이 때문이다. 홍어를 삭혀 먹는 것은 이 자극적인 향을 더 즐기기 위함이다. 입 안 가득히 퍼지는 암모니아 자극을 중화시키는데 안성맞춤이 바로 막걸리다. 막걸리에는 자극 성분을 완충시키는 단백질이 들어 있고, 알카리성 암모니아를 중화시키는 유기산이 함유돼 있어 궁합이 잘 맞는다. 차가운 성질의 홍어, 돼지고기와 따뜻한 성질의 막걸리, 시큼한 묵은지의 조화가 잘 맞는다. 홍어와 생강은 둘 다 강한 향을 내기 때문에 같이 먹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