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수협 맘마미아
[독자투고] 수협 맘마미아
  • 김웅
  • 승인 2010.03.02 21:22
  • 호수 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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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기획관리부 조합금융리스크관리팀

어제는 천안연수원에 다녀왔다. 신입직원들에게 리스크관리 강의를 하기 위함이었는데 강의는 매번 긴장감을 유발시킨다. 잘 마무리 하고 서울로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을 안고 연수원에 도착했는데 젊은 신입직원들의 신선함과 열정이 돋아나는 봄기운과 어울려 연수원을 한층 활기차게 만들고 있었다.

이번에 우리 수협은 지도·경제·신용을 통틀어 총 69명의 젊은 신입직원을 선발했다. 이들의 ‘젊은 피’를 수혈 받은 만큼 2010년, 새로운 10년의 출발이 왠지 모를 기대감으로 충만하다. 7, 8교시를 담당했던 까닭에 신입직원들의 저녁행사에 참관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3개 조로 나뉘어 뮤지컬을 준비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빡빡한 연수일정을 소화하기도 쉽지 않은 마당에 틈틈이 시간을 쪼개 연습했다고는 하나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의 모임이고 보면 짜임새와 완성도를 갖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넘겨짚기를 한 것이다.

저녁식사 후 7시부터 주어진 1시간의 리허설을 마친 8시 정각, 드디어 공연의 막이 올랐다. 깜깜해진 무대 위로 숨죽인 듯 잠시간의 적막이 흐르나 싶더니 심상찮은 조명이 빛을 발하자 사회를 맡은 남녀 신입직원 2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문사회자의 노련한 진행은 아니었지만 풋풋한 모습이 보기 좋았고 무엇보다도 방송작가 수준으로 준비한 멘트 하나 하나에 정성이 가득 담겨있었다.

이날 공연은 총 3개의 테마로 구성돼 있었다. 1조의 공연은 수협뉴스 오프닝 배경음악과 함께 ‘나이뻐’ 아나운서의 설명으로 시작됐는데, 일제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우리 어업인들이 조합을 설립하게 된 배경과 목적을 알기 쉽게 전달했다. ‘어기여차’ 노 젓는 모습을 형상화한 신명나는 춤사위로 마무리 된 1조의 공연에 내 어깨도 자연스레 들썩여 졌다.

무성영화시대 변사의 구성진 음성으로 시작된 2조의 공연은 1962년 설립부터 IMF 직전까지 격변의 시대를 어업인의 권익보호와 수산업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우리 수협중앙회의 활약상이 슈퍼맨을 패러디한 ‘수협맨’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됐다. 조명과 어우러진 화려한 테크노댄스(?)와 수협맨의 강인한 이미지가 묘한 조화를 이뤘다.

마지막 3조는 모 방송사 프로에서 무미건조한 나레이션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성우가 직접 출연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똑같은 성대모사를 선보이면서 공연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공적자금을 처방받은 수협이 과거의 아픔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의 청사진을 그린다는 내용이었는데, 짧은 연수기간이었지만 69명의 신입직원들은 이미 완벽한 수협인이 돼 있었다.

1시간에 이른 공연은 유명 뮤지컬 ‘맘마미아’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 같았다. 다양한 재능을 발휘해 하나로 융화시킬 줄 아는 신입직원들이 있기에 우리 수산업협동조합의 미래는 다가올 봄날 만큼이나 화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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