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전쟁 ‘계좌이동제’…고객이 답이다
소리 없는 전쟁 ‘계좌이동제’…고객이 답이다
  • 수협중앙회
  • 승인 2015.05.21 16:07
  • 호수 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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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춘 수협중앙회 상호금융부장

“적극적 마케팅과 세심한 관리로 고객 만족도 높여야”

소리없는 전쟁. 9월부터 시행되는 계좌이동제(Account Switching)로 금융권에 가히 전쟁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고객 쟁탈전이 시작됐다. 계좌이동제는 고객이 주거래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면 계좌에 연결된 자동이체 등이 자동으로 새 계좌로 옮겨지는 제도다. 계좌이동은 고객이동인 셈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 4월 실시한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거래은행을 변경했다’는 답변은 17.8%, ‘변경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했다’라는 답변은 33.4%였다. 두명 중 한명이 주거래은행 변경을 원한다고 볼 수 있다. 주거래은행을 바꾸려 했던 이유로는 ‘가까운 영업점이 없어서’가 제일 많았고 이어 ‘다른 은행의 우대서비스가 좋아 보여서’, ‘다른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높아서’, ‘다른 은행의 대출금리가 낮아서’ 순이었다.

고객은 영업점 방문뿐만 아니라 인터넷(출금이체정보 통합관리서비스 홈페이지)으로도 쉽게 계좌이동을 신청할 수 있다. 그동안 귀찮고 시간이 없어 할 수 없었던 고객의 ‘은행 선택권’이 낮아진 문턱 탓에 쉽게 넘나들 수 있게 된 것이다. 휴대전화 번호이동보다 더 쉬워졌다.

은행은 집토끼 지키기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주거래 고객의 선정 기준을 낮추고 우대 혜택을 늘리거나 각종 금융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또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신상품을 새로 출시하기도 하고 만기가 긴 상품을 판매하면서 고객을 붙들고 있다. 자칫 은행간 계좌 유치 경쟁이 심화될 경우 은행의 비용부담만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하지만 지나친 출혈 경쟁이 아니라면 고객들은 환영할 일이다. 이 제도가 도입될 시 금융당국에서 노렸던 점도 바로 이거다. 자유로운 주거래계좌의 이동을 저해하는 전환비용을 낮춤으로써 소비자의 편의성을 제고하는 한편 은행간 경쟁을 유도해 금융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었다.

수협을 비롯한 상호금융기관들은 불리한 입장이다. 대형 시중은행보다 낮은 인지도도 문제지만 금융지주회사처럼 관계사간 협력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협 상호금융에 있어 이번 제도의 시행은 큰 위협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앞서 말한 것처럼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실익도 적은데다 은행간 제 살 갉아먹기 식 경쟁이 될 수 있다. 비가격적인 요소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면 이게 정답이 될 수 있다.

결국 고객이다. 처음으로 돌아가 고객관리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고객의 니즈가 무엇이고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이 어떠한지 등 세심한 고객관리를 통해 기존 고객을 ‘충성고객’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해야 한다.

고객 없는 금융은 생각할 수 없다. 또 상호금융 없는 수협의 미래 또한 상상할 수 없다. 험난한 계좌이동제의 파고를 넘는 길, 고객관리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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