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수협 수산물 산지거점유통센터(FPC) 준공의 의미
한림수협 수산물 산지거점유통센터(FPC) 준공의 의미
  • 이명수
  • 승인 2015.04.16 13:45
  • 호수 2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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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구조개선·수협 경제사업 활성화 두 마리 토끼 잡는다

▲ ▲한림수협 FPC 준공식 모습


FTA 수산물 개방화 대응 수협 부가가치 확보 수익 창출까지

◆첨단과 위생시설 두루 갖춘 FPC

이번에 준공된 한림수협 FPC는 제주시 한림읍 한림리에 위치해 있으며 연면적 1만2983㎡(3927평, 기존시설 4257㎡ 포함) 부지에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됐다. 

주요시설로 제빙동은 제빙 및 저빙실(629평, 신축 위판장 2층)로 구성돼 있으며 하루 62톤(462각)과 2000톤(1만5000각)의 얼음을 각각 생산 및 보관할 수 있다. 이로써 기존 제빙시설로 성어기 외부로부터 얼음을 조달하는 얼음 부족 현상을 해소하고 시설 노후화에 따른 안전성 문제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또 FPC동은 선별작업장, 냉동·냉장실, 가공작업장 등(2022평)으로 갖춰져 있다. 

1층 선별작업장은 고등어, 조기 선별 포장을 비롯 동결·보관 작업을 하게 된다. 동결실의 경우 하루 92톤, 냉장실은 하루 1164톤의 보관이 가능하다. 

2층은 사무실, 세미나실, 견학로 등이 있으며 3층 가공작업장은 HACCP 시설로서 하루 7톤의 수산물 가공이 가능하다. 여기서는 굴비(엮거리)·고등어(순살, 자반, 토막)·옥돔(건조) 등이 가공될 예정이다.

기존 가공시설은 굴비 중심의 단순 가공 라인으로 추가 생산에 한계가 있었고 HACCP도 인증되지 않았다. 가공시설에는 냉장실(241톤), 동결실(7.5톤/일), 냉풍건조(5톤/일), 해동실(16.8톤/일) 등이 있다.

◆첫 시험대에 오른 FPC 기대 커

FPC 건립사업은 정부와 수협이 수산물 유통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자는데 뜻을 모으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수산물 산지유통의 출발점인 산지위판장 시설이 노후화돼 있는데다 기능이 취약해 유통 효율성이 크게 떨어져 있는 위판장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됐다. 

수협에 따르면 실제 164개 위판장 가운데 절반이상이 15년 이상으로 노후화돼 있으며 산지 수협 위판장은 단순한 위판 기능만 수행하고 있어 판매시설로서의 역할이 미흡한 실정이다.

또한 일부 산지 수협이 전처리 가공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나 규모가 작고 상품 경쟁력이 떨어지는데다 차별화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상태다. 약 24개소 조합이 산지가공시설을 가지고 있으나 세척·절단·건조·포장 등 비교적 단순가공 처리만 할 수 있어 수산물 부가가치 제고에 한계가 있었다.  

FPC 건립사업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해 수산물 유통 효율화와 안전한 수산물 공급, 어업인 소득증대 차원에서 산지유통시설 현대화가 시급하다는 여론이 추진 배경이 됐다. 

특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수산물 시장개방화에 대응해 수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산물 유통혁신을 이끌어 내기 위해 이뤄졌다. 

정부는 이에 현재의 산지 위판장 중 지역별·품목별 거점이 될 수 있는 시설을 산지거점유통센터로 육성키로 하고 소규모 위판장으로부터 생산물을 수집해 위판, 전처리 가공, 포장, 규격출하, 직판 등의 다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산지 유통 인프라 구축에 나선 것이다.

궁극적으로 산지 유통기능 강화로 산지의 마케팅파워(Marketing Power)를 제고시켜 어업인들의 소득을 보장하고 나아가 브랜드 파워(Brand Power)도 갖춰 수출경쟁력도 제고시키는 게 목표다.

이같은 목표와 함께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과 수협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한 기반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기존의 생산자→위판장→도매시장→도매상→소매상→소비자인 수산물 유통단계를 생산자→FPC→물류센터→소비자로 단축함으로써 실질적인 유통경비 절감 효과를 도모하는 것이다.   

FPC는 일선 수협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시설이다. 지역별·품목별 거점이 될 수 있는 지역에 설립돼 인근 소규모 산지 위판장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을 집하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나아가서 이를 세척·선별, 가공·포장 등의 처리를 거쳐 대형유통업체 또는 도매시장에 판매하거나 급식업체 등에 직접 판매하는 마케팅까지 하게 된다.

FPC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면 수산물 유통 단계의 축소는 물론 전처리 다기능을 갖춘 시설환경 개선으로 수산물 신선도 향상, 상품성 및 품질 안전성 강화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그동안 대형유통업체 등 소비지 주도의 수산물 유통 흐름을 FPC를 통한 생산지 주도의 유통 흐름으로 전환시킴으로써 보다 용이한 수산물 수급조절과 가격안정 역할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FPC 운영은 수협에게 새로운 부가가치를 가져다 줌으로써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돼  수협 경영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는 효과가 점쳐진다.

이런 맥락에서 첫 번째 시험대에 오른 한림수협 FPC는 새로운 개념의 산지 유통 인프라로 그 운영에 적잖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향후 FPC 운영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정부의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사업이 상당한 탄력을 받을 뿐만 아니라 수협 경제사업의 새로운 모티브가 될 것이 확실시 된다.

한편 한림수협에 이어 올해 속초시수협도 FPC를 준공할 예정이어서 산지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또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20개소의 FPC 건립이 추진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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