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문화마당 책소개]
[수협 문화마당 책소개]
  • 수협중앙회
  • 승인 2015.04.09 14:33
  • 호수 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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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환경, 자원, 역사와 문명 등을 소재로 한 책이 있어 소개한다. 바다를 둘러싼 ‘공유지의 비극’은 수산자원 관리의 관점에서 매번 중요한 논의 주제였다. 이번에 소개할 책 ‘공유의 비극을 넘어’에서는 바다 환경파괴와 수산자원 고갈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참고할 만한 해결방안들이 담겨져 있다. 또 해양문명의 교차로라고 할 수 있는 적도 태평양과 관련된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 ‘적도의 침묵’이라는 책도 주목받고 있다.


환경파괴와 자원고갈 극복할 해법 제시

▶‘공유의 비극을 넘어’
-저자
엘리너 오스트롬  -출판사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 노벨경제학상은 제도경제학의 대가 엘리너 오스트롬과 올리버 윌리엄슨에게 수여돼 글로벌 경제위기를 야기한 시장만능주의에 대한 반동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특히 오스트롬은 경제학의 정설로 자리 잡은 ‘공유의 비극’ 이론의 오류를 밝히고 시장과 정부라는 이분법적 해법에서 벗어나 공동체 자치관리라는 제3의 해법을 제시해 각광을 받은 인물로, 환경파괴와 자원고갈의 위기에 처한 세계 각지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스트롬은 이 책에서 오랫동안 부락에서 잘 관리되던 산림이 ‘공유의 비극’ 논리에 따라 국유화된 후 충분한 감시 인력을 고용하지도 못할뿐더러 감시 인력 자체가 상습적으로 뇌물을 받아 오히려 산림이 파괴되는 경향이 타이, 네팔, 니제르, 인도 등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했음을 지적한다.

또한 어장이나 산림, 지하수 등은 사유화하기도 거의 불가능하고 단순히 소유권을 나눈다고 해서 환경파괴나 자원고갈을 막을 수도 없다는 것을 밝혔다.

그는 이 책에서 상세한 조업 규칙을 만들어 어장을 관리하는 터키의 어촌, 방목장을 함께 쓰는 스위스의 목장지대, 농사용 관개시설을 공유하는 스페인과 필리핀의 마을 등 수백 년에서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공유자원을 잘 관리해 온 공동체들이 발전시켜온 정교한 제도적 장치를 발굴하고 분석했다.


적도 태평양의 역사와 문화,
그 신비의 장막이 걷힌다

▶‘적도의 침묵’ -저자 주강현  -출판사 김영사

반도와 태평양. 삼면이 바다여도 소용없다. ‘만주벌판’이 상징하는 대륙중심 사고에 길들여진 시선으로, 안 그래도 먼 이 곳 사이의 거리는 더더욱 멀어 보일 뿐이다. 물론, ‘장보고’로 상징되는 바다에 대한 열망도 사실 강렬하기로 치면 만주벌의 경우 못지않다. 하지만 그 열망이란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저 소재만 바뀐 데 불과하다. 대륙이 됐든 바다가 됐든 정작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겪은 다채로운 삶의 무늬와 내력은 도외시한 채, 소유와 정복의 대상으로만 바라볼 뿐이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예컨대 이국풍 짙은 휴양지 또는 참치잡이 원양어선들의 주무대라는 사실 말고, 저곳 태평양은 이곳 반도와 어떤 역사적 인연을 맺고 있을까? 두 곳을 가로지르는 인연의 흔적조차 찾기 쉽지 않은 마당에 반도와 태평양을 하나로 꿰는 ‘통섭’의 역사서술은 가능한 걸까?

주강현 박사가 내놓은 ‘적도의 침묵’은 이러한 물음에 대한 야심찬 답변이다. 이 책은 폴리네시아 하와이제도로부터 마샬제도를 거쳐 미크로네시아제도에 이르기까지, 적도 태평양 군도의 다채로운 역사와 문화가 지난 세기 반도의 경험과 어떤 인연으로 연결돼 있는지 추적하고 있다.

저자는 적도 태평양에 드리웠던 ‘문명화’의 해악과 그늘을 다루면서 근대화 와중에 침묵당해야 했던 원주민들의 생동하는 삶과 기억, 나아가 그들이 지닌 무한한 잠재력을 탈식민주의의 시선에서 재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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