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이야기] 도미 & 조기
[수산물 이야기] 도미 & 조기
  • 수협중앙회
  • 승인 2015.03.26 16:44
  • 호수 28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양수산부와 수협을 비롯한 해양수산 관련 단체는 ‘어식백세(魚食百歲)’ 국민건강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수산물을 먹고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자’는 취지로 수산물 소비회복과 함께 장기적인 캠페인을 통해 수산물 소비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젝트다. 본지에서는 이에 발맞춰 ‘제철수산물 이야기’를 통해 우리 수산물의 맛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도미
‘어두일미’ 도미 머리 최고의 맛

도미는 조기, 준치, 밴댕이와 함께 겨울에서 초봄까지가 제철이다.

겨울잠을 자다 얼음이 녹고 물이 따뜻해지면 깨어나 알을 낳는다. 이 무렵 도미가 가장 맛있고 영양도 풍부하다. 산란기가 끝난 뒤엔 몸이 여위어 ‘5월 도미는 소가죽 씹는 것만 못하다’, ‘오뉴월 도미는 개도 안 먹는다’는 속담이 나왔다.

도미는 ‘백어’의 왕으로 통한다. 특히 한국, 일본에서 인기가 높다. 반면 서구에선 B급 생선으로 간주된다. 영국인들은 ‘유대인들이 먹는 잡어’, 미국인들은 ‘낚시하기 좋은 생선’ 정도로 여긴다.

하지만 우리 조상은 예부터 제사상에 참조기, 민어와 함께 돔류를 올렸다. 귀한 손님을 대접하거나 사돈집에 보내는 이바지 음식으로도 도미를 사용했다. 특히 생선, 회갑 등 경삿날에 꼭 올렸는데, 도미의 수명이 생선치곤 무척 긴 30~40년이나 돼 ‘장수하라’는 기원을 담아서다. 강태공들은 행운을 가져다주는 생선으로 여겨 도미를 잡으면 환호한다.

일본에선 각종 요리 재료로 사용되는데 우리의 붕어빵 같은 존재가 도미빵이다. 나이 들어도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썩어도 준치’라고 하듯 일본인들은 ‘썩어도 도미’라고 표현한다.

도미는 죽은 뒤 근육이 굳는 경직 시간이 다른 생선에 비해 길다. ‘어두일미’란 표현이 도미에서 유래할 만큼 머리 부위 맛도 최고다. 머리 부위엔 피부, 관절 건강에 유익한 콜라겐이 풍부하다.

도미는 줄여서 흔히 돔이라고 부른다. 참돔, 감성돔, 돌돔, 벵에돔, 옥돔, 자리돔, 호박돔 등 종류가 다양하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엔 참돔은 강항어, 감성돔은 흑어, 혹돔은 유어 등으로 적혀있다.

대표적인 도미 요리는 도미찜이다. 또 도미국수는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한 도미에 채소, 버섯, 국수를 곁들인 음식이다. 한 그릇만 먹어도 각종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일품요리다. 특히 도미는 고단백, 고칼슘, 저지방 식품으로 유명하다.


조기 과거 임금님 주안상에 오르던 귀한 몸

조기를 소금에 절여 말린 것이 굴비다. 한자로 ‘굴비’(屈非)는 굽히거나 비굴하지 않게 산다는 뜻이다. 고려 인종 때 세도가 이자겸이 붙인 이름이다. 그는 왕에게 독이 든 떡을 바쳤다는 혐의로 영광으로 유배된다. 여기서 영광 굴비를 처음 맛본 이자겸은 굴비에다 자신의 심정을 담아 ‘정주굴비’라고 쓴 뒤 사위인 왕에게 올렸다고 한다.

진짜 영광 굴비는 ‘오사리조기’를 갯바람에 말린 뒤 영광 법성포 들판에서 통보리 속에 묻어 보관한 것이다.

보통 굴비는 20마리가 한 두름인데 오사리굴비는 10마리가 한 두름이고 가격도 훨씬 비싸다.

오사리굴비는 임금님 주안상의 단골 메뉴였다. 오묘한 오사리굴비 맛은 알이 차고 살이 오른 시기와 법성포의 특수한 기상 조건의 합작품이란 분석이다. 법성포 갯바람의 습도가 낮엔 45% 밑이지만, 밤엔 96% 이상이어서 조기가 급속히 마르거나 썩는 것을 막아 준다는 이야기다.

‘조기’(助氣)란 명칭은 사람에게 기를 북돋워 주는 효험이 있다 해 붙여졌다. ‘석수어’라고도 불린다. 대가리에 돌같이 단단한 2개 뼈가 있어서다. 한방에선 조기를 소화가 잘 되는 보양식품으로 간주한다. 평소 소화력이 약하거나 입이 짧은 노인, 어린이에게 추천한다. 동의보감에선 ‘순채와 국을 끓여서 먹으면 식욕을 돋우고 소화가 잘 되며 기를 보한다’고 했다. 또 ‘음식이 잘 소화되지 않고 배가 불러오면서 갑자기 이질이 생겼을 때 유용하다’고 기술돼 있다.

고종 때 황필수가 저술한 방약합편엔 ‘맛이 달고 성질이 평하다. 위 건강에 유익하며 설사를 다스린다’고 쓰여 있다.

눌렀을 때 살에 탄력이 있고 몸 색은 거무스레하고 배 부위는 황금색을 띠는 것이 상품이다. 서해안 대표 생선인 조기는 3~6월이 제철이다. 제주도 남서쪽인 동중국해에서 겨울을 지내다 3월 말~4월 중순에 칠산 바다에 도착한다. 4월엔 서산, 6월엔 연평도 부근까지 북상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