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이야기] 문어&미역
[수산물 이야기] 문어&미역
  • 김동우
  • 승인 2015.02.17 12:50
  • 호수 2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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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와 수협을 비롯한 해양수산 관련 단체는 ‘어식백세(魚食百歲)’ 국민건강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수산물을 먹고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자’는 취지로 수산물 소비회복과 함께 장기적인 캠페인을 통해 수산물 소비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젝트다. 본지에서는 이에 발맞춰 ‘제철수산물 이야기’를 통해 우리 수산물의 맛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문어관혼상제 상차림에 반드시 오른 귀한 해산물

연체동물인 문어는 낙지, 주꾸미와 사촌 간이다. 영문명에 모두 ‘octopus’가 들어 있다. 옥터퍼스는 8(octo)개의 발(pus)을 가졌다는 뜻이다.

문어는 겨울이 제철이다. 쫄깃쫄깃한 것을 씹기 좋아하는 한국인은 예부터 문어를 즐겨 먹었다. 서양에선 인기가 별로 없는데 몸 색깔을 바꾸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바다의 ‘카멜레온’, ‘악마의 고기’라고도 불렸다.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제국주의 국가의 상징으로도 묘사됐다. 문어 머리를 한 영국 처칠 수상이 문어발로 아프리카, 인도 등 식민지를 휘감고 있는 포스터가 잘 알려져 있다. 문어발은 지나친 탐욕을 의미하며 대기업의 사업 확장을 비꼬는 말로도 쓰인다.

또 집단수용소나 포로수용소의 독방을 ‘문어방’이라 불렀다. 문어방은 문어를 가두는 단지를 말하는데 구멍에 들어가길 좋아하는 문어는 문어방에 제 발로 들어가 갇힌다. 갇힌 문어는 그 속에서 자기 발을 뜯어 먹으며 길게는 반년까지 버틴다.

이런 문어는 과거 관혼상제의 상차림에 반드시 오르는 귀한 해산물이었다. 문어는 잡식성 동물로 대개 게·생선·홍합 등 조개를 잡아먹고 산다.

몸길이는 최대 4m까지 자라며 무게는 5~75kg이 대부분이다. 단독 생활을 하며 헤엄치는 속도가 의외로 빠르다.

영양학적으론 고단백·저지방 식품이다. 단백질 함량이 흰살 생선에 버금간다. 타우린이 많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낮춰주며 시력 회복, 간 기능 개선에도 유익하다.

지방의 대부분이 혈관, 두뇌 건강에 유익한 DHA·EPA 등 오메가-3 지방산이다. 아연 함량도 높아 성장기 어린이나 노인, 산후조리 중인 산모에게 권한다.


미역 우유보다 높은 칼슘 함유 ‘해조류의 용왕’으로 불려

미역은 별명이 ‘해조류의 용왕’이다. 김과 함께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높은 해조류다. 우리 몸에 유익한 40여종의 미네랄, DHA 등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다. 미역은 특히 식이섬유의 보고다. 마른 미역 100g당 식이섬유 함량이 34.8g에 달한다. 식이섬유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동맥경화, 고지혈증, 심장병, 뇌졸중 등 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감소시킨다.

미역의 식이섬유 가운데 유명한 것은 ‘알긴산’이다. 미끈미끈한 점액성 물질인 알긴산은 식사를 통해 섭취한 당질, 지방을 장에서 서서히 흡수되도록 하거나 그대로 대변으로 내보낸다. 당질의 흡수가 지연되면 식후 혈당을 유지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나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에게 미역을 권장하는 것은 이래서다. 알긴산은 스펀지 효과도 있다. 스펀지가 물을 먹 듯 콜레스테롤, 중금속, 농약, 발암물질을 빨아들여 몸 밖으로 내보낸다.

혈압을 낮추는 데도 기여한다. 알긴산은 장에서 염분에 달라붙은 뒤 함께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 혈압을 올리는 미네랄인 나트륨이 체외로 배출되면 혈압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미역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푸코이단도 함께 들어 있다. 혈당, 콜레스테롤을 낮추려면 김보다 알긴산, 푸코이단이 훨씬 많이 든 미역, 다시마를 즐겨 먹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 노인이 평균적으로 가장 부족하게 섭취하는 영양소인 칼슘이 풍부하다는 것도 미역의 매력이다. ‘칼슘의 왕’이라는 불리는 우유가 100ml당 105mg의 칼슘이 들어 있는데 말린 미역 100g에 959mg의 칼슘이 함유돼 있다.

미역은 11월부터 이듬해 4월 사이에 주로 채취된다. 한국인에게 미역은 친근한 존재다. 출산, 생일상의 단골 음식이기 때문이다. 미역국은 산후에 먹는 첫 음식이다. 산모용 국에 넣는 미역을 ‘해산미역’이라 한다. 옛 사람들도 해산미역은 상인이 부르는 대로 샀다. 가격을 깎으면 아기의 수명이 단축된다고 여겨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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