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한 FTA 원년, 수산업 살길 모색의 해로 삼자
굵직한 FTA 원년, 수산업 살길 모색의 해로 삼자
  • 수협중앙회
  • 승인 2015.01.01 00:31
  • 호수 2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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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용 수산경제연구원 연구실장

2015년은 수산업에 큰 의미가 있는 해가 될 것이다. 수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중국과의 FTA가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11건,  49개국과의 FTA가 발효되었지만, 이전의 그 어느 FTA와도 비교할 수 없는 FTA 상대국이 중국이다. 수산업의 기반을 무너뜨릴 FTA로 큰 걱정을 해오던 나라다. 중국은 수산물 생산대국으로서 세계 수산물의 38.5%나 생산하는 1위국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엄청난 양의 수산물이 손쉽게 수입될 수 있다.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곳에 있어 활어, 선어 등 어떤 형태로든지 쉽게 수입될 수 있는 나라이다. 생산해역도 서해와 동중국해를 같이 공유하고 있어 포획어종이 똑같은 것도 큰 우려감이다.

 지난해 11월에 실질 타결된 중국과의 FTA 결과를 보면, 정부의 적극적 수산물 방어 전략을 통해 초민감품목군에 많은 수산물이 배치되어 다행스러운 측면도 있다. 초민감품목군은 물량기준 13.8%, 금액기준 64.3%가 확보되어 다른 FTA에 비해 민감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초민감품목 중 절반 가까운 29.2%가 저율할당관세(TRQ) 품목으로 분류되어 현재 수입량의 40%는 무관세로 들어오기 때문에 실제로는 40%를 개방한 결과에 해당한다. 그것도 무관세로. 이것이 크게 우려되는 사항이다.

어디 중국뿐인가. 올해는 베트남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실질 타결된 베트남도 만만치 않는 수입 상대국이다. 수산물 생산이 세계 4위이고, 그 증가 속도도 세계적으로 높아 8.9%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수산물 수입도 3위에 달해 4.8억달러가 넘는다. 특히 새우가 많이 수입되어 42.2%가 베트남에서 들어온다. 베트남과의 FTA에서도 우리나라의 국내 생산량이 많고 자원관리가 필요한 어종에 대해서는 관세 인하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그러나 새우는 일정 물량에 대해서는 무관세로 수입하고 물량을 초과하는 양에 대해서는 현재의 관세를 부과하는 TRQ 물량이 2013년 수입물량  2만381톤의 73.6%인 1만5000톤이나 된다. 이것은 거의 수입을 방어할 수 없는 정도의 많은 물량이다. TRQ를 통한 수입억제 효과가 없다는 말이다.

문제는 새우만에 국한되지 않는다. 모든 수산물은 소비 대체재라는데 문제가 있다. 중국에서 초민감품목에 배정되지 않은 어종이나 베트남에서 새우가 많이 들어오면 국민들의 수산물 소비가 그쪽으로 몰리면서 다른 수산물의 소비가 그대로 줄어버린다. 소비 감소는 곧 생산자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져 어업인의 소득만 감소하게 된다. 그래서 많은 품목의 개방을 막았다는 중국과 베트남의 FTA지만, 피해 우려는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지금도 어업인들은 충분히 어려운 처지에 있다. 도시민에 비해 소득수준은 71.6%에 불과하고, 최근 10년간 소득은 연평균 4.4% 증가했지만  어업경영비는 더 높은 수준인 7.8%가 상승하여 실질적인 삶의 질은 결코 나아지지 않았다. 중국과의 수산물 무역은 적자투성이다. 대중국 수산물 수입액은 11.2억달러로 제1위 수입국이고, 적자도 7.2억달러에 달해 전체 수산물 적자액의 41.1%가 중국에서 기인한다. 이미 많은 수산물이 밀려들어 오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마당에 한·중 FTA가 발효된다면 어업인의 팍팍한 삶은 더욱 고달파질 것이다.

그렇다고 걱정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올해 제대로 맞는 2개국과의 큰 FTA에 대응해서 수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도 있다. 수출확대를 위한 기반조성도 필요하고, 생산의 확대와 안정화를 위해 환경개선, 사료의 안정적 확보 등이 필요하다. 동북아의 수산자원은 3국이 경쟁적으로 조업하여 포획하는 것이므로 노후어선의 신조대체 지원을 통해 경쟁력 있는 수산업을 만들어가야 한다. 수산물 생산은 한 번에 급격히 늘어나지 않는다. 종묘방류와 자원관리를 통해 체질을 건강하게 계속 바꾸어가야 한다. 굵직한 FTA를 맞아 어려움도 많은 한해가 되겠지만, 이번 차에 수산업의 만년대계를 위한 살길 모색의 원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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