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이야기>> 개불 & 갈치
수산물 이야기>> 개불 & 갈치
  • 수협중앙회
  • 승인 2014.12.18 16:29
  • 호수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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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와 수협을 비롯한 해양수산 관련 단체는 ‘어식백세(魚食百歲)’ 국민건강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수산물을 먹고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자’는 취지로 수산물 소비회복과 함께 장기적인 캠페인을 통해 수산물 소비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젝트다. 본지에서는 이에 발맞춰 ‘제철수산물 이야기’를 통해 우리 수산물의 맛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개불 거시기한 외모의 고단백 식품

맛이 좋지만 큰 지렁이 같이 생긴 개불의 외모는 비호감이란 사람이 많다. 이름도 개의 고환처럼 생겼다 해 붙여졌다. ‘개뿔도 모른다’에서 개뿔은 개의 고환이다.

중국인들은 개불을 동물의 창자 같다고 해 ‘하이장’(海腸)이라 부른다. 예부터 정력 식품으로 여겨진 것은 순전히 생김새가 남성의 성기를 닮아서다. 고려 신돈이 정력 강화를 위해 개불을 즐겨 먹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개불은 겉모양은 징그러워도 바다 환경을 위해선 필수적인 존재다. 갯벌에 구멍을 뚫고 들어가는 습성을 지녀서다. 개불이 만든 구멍을 통해 바닷물과 공기가 순화돼 갯벌이 자연 정화된다. 토양을 정화하는 지렁이와 같은 역할을 수행해 ‘갯벌의 창조자’라고 예찬된다.

개불은 몸의 마디가 없으며 짧은 원통형이고 몸 빛깔은 붉은 색 센털이 에워싸고 있다. 과거에는 지렁이와 같은 환형동물로 분류했지만 외관상 체절이 없어 지금은 의충동물로 분류된다.

개불은 몸의 마디가 없이 하나의 원통 모양으로 된 특유의 조직 때문에 씹는 맛이 일품인데 씹다 보면 치아 사이에 진득하게 끼기도 한다. 조개류와는 확실히 다른 맛이다. 글리신과 알리신 등 단맛을 내는 아미노산이 들어있다.

횟집에서 개불은 본 요리가 나오기 전에 해삼, 멍게(우렁쉥이), 오이, 마늘과 함께 서비스로 제공돼 손님이 입맛을 돋운다. 몸길이는 10~30cm이고 제철은 겨울(11월~이듬해 2월)이다.

영양적으론 저열량·저지방·고단백 식품이다. 100g당 열량은 67kcal, 지방은 0.9g, 단백질은 12.8g이다. 뼈 건강을 돕는 칼슘과 혈압을 조절하는 칼륨 등 한국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이른바 ‘쌍칼’ 미네랄도 풍부하다.

주로 회로 즐기는데 초장을 살짝 찍어 먹어야 개불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개불구이는 곱창구이와 맛이 비슷하나 더 고소하다.


갈치 날렵한 은빛 신사

시인 김용관이 ‘은빛 옷 입은 바다의 신사’라고 표현한 갈치는 농어목에 속하는 바다 생선이다. 다 자라면 길이가 1~1.5m에 달한다. 몸이 긴 칼처럼 생겼다고 해서 갈치란 이름이 붙었다. 우리나라 전 연근해에서 잡히며 수심 50~300m의 깊은 바다에 살며 가을·겨울에 먹어야 제맛이다. 봄에 산란을 마친 갈치가 겨울을 대비해 늦가을까지 엄청 먹어대기 때문이다. 10월 이후에 잡은 것은 살이 통통하고 기름이 자르르 흐른다. 특히 주낙을 통해 건져 올린 것은 맛이 기막히다. 잡혀 올라오는 동안 갈치가 심하게 몸부림을 치는데 이때 갈치의 당분인 글리코겐이 분해되는 해당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갈치는 국산인 은갈치와 먹갈치, 수입산 갈치로 분류한다. 은갈치와 먹갈치는 품종의 차이가 아니라 잡는 방식에 따른 명칭이다. 제주도에서 낚시(채낚기·연승낚시)로 한 마리씩 잡아 몸통 전체에서 갈치 고유의 은빛이 선명하면 은갈치, 서해·남해에서 그물로 잡아 고유의 은빛이 군데군데 벗겨져 몸통이 마치 먹물이 묻은 것처럼 검은빛을 띠면 먹갈치다. 낚시로 잡은 은갈치의 가격은 먹갈치에 비해 비싼 것은 당연하다.
국산과 수입산은 눈알과 꼬리로 식별된다. 국산은 눈동자가 검고 흰자위는 하얀 데 반해 수입산은 안구 부위가 노랗다. 꼬리도 국산은 대체로 가늘고 긴 데 반해 수입산은 짧고 굵다.

‘맛좋고 값싼 갈치자반’이란 옛말이 있듯이 갈치는 오랫동안 서민의 친구였다. 그러나 요즘은 인기가 크게 높아지면서 공급이 줄어들고 몸값 비싼 생선이다. 대개 회·조림·구이로 조리해 먹는다. ‘갈치 애호’에 관한 한 한국인은 전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우리 국민이 갈치보다 많이 먹는 수산물은 고등어, 오징어 정도다. 일본인들은 갈치와 생태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갈치를 다룰 때 조심해야 할 부위가 있다. 바로 비늘이다. 엄밀히 말하면 갈치의 몸 표면을 덮고 있는 것은 비늘이 아니라 구아닌이란 은백색 색소다. 구아닌은 인공 진주의 광택 원료로 사용되는데 영양가가 없고 소화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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